숫자란 것은 이상합니다. 물리적인 사물이 아닙니다. 숫자 2에 부딛치거나 3에 걸려 넘어진 사람은 없죠. 여러분의 괴짜 수학 교수님이라고 해도 말이죠. 숫자는 정신적인 사물도 아닙니다. 상상 속의 사랑하는 이는 아무리 상상한다고 해도 현실에서의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숫자 3이라는 생각은 3이라는 생각 이상의 것은 아닙니다. 숫자는 공간이나 시간 속에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3이라는 숫자가 부엌의 찬장 안에 들어가 있지도 않을 것이고, 숫자라는 것이 한때 존재하지 않았다거나, 어느날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릴 거라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록 숫자가 우리가 익숙한 생각과 주변의 사물들과는 거리가 멀지만, 숫자들을 가지고 행동하기 때문에 이 세계와는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는 숫자를 이용해서 계산을 하고, 단위를 측정하며, 과학적 이론을 공식화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숫자라는 것은 더욱 이상하게만 느껴집니다. 우리가 익숙한 세계와는 동떨어져 있는 동시에 너무나도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일까요? 이 강연을 통해 숫자의 본질을 세 개의 이론으로 정의해보겠습니다. 그것들은 수학자들과 철학자들에 의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개발된 것들입니다. 이 세 관점들의 전제는 우리가 수로 세는 것들이 여러 집합들로 나눠진다는 겁니다. 하나의 집합은 무엇이든간에 여러 물체를 하나로 여기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제 마신 맥주병이 몇 개 있다고 합시다. 맥주병들를 이 괄호 안에 넣어 병 여섯 개가 하나의 집합이라고 칩니다. 또 여러분의 애완동물 두 마리 파이도와 필릭스를 집합 하나로 칩시다. 아니면 자연수를 모두 통틀어 하나의 집합이라고 하죠. 이 안에 모든 자연수가 들어있는 것이죠. 0, 1, 2, 3, 4 등등이요. 우리가 수를 셀 때 하나의 집합과 특정한 수를 연관시킵니다. 이 맥주병들의 경우에는 6과 연관을 시킵니다. 너무 취해서 숫자를 세는 게 어렵지 않다면요. 애완동물들의 경우엔 2와 연관시키죠. 자연수의 경우, 그 모든 숫자들을 하나의 집합 안에 넣는다면 어떠한 무한수가 나오겠죠. 숫자의 본질에 관해 말씀드릴 첫 번째 이론은 두 명의 위대한 철학자와 수학자인 고틀로프 프레게와 버트렌드 러셀에 의해 각각 세워졌습니다. 이 두 학자들은 서로 상당히 달랐습니다. 러셀은 영국의 귀족 출신이었고 프레게는 독일의 중산층 집안 출신이었습니다. 러셀은 단호한 자유주의자였고 프레게는 안타깝게도 나치 찬양자였습니다. 러셀에게는 네 명의 아내와 무수한 내연녀들이 있었습니다. 프레게에게는 단 한 명의 아내가 있었고,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행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다른 점들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숫자의 본질에 관해 거의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무엇이었을까요? 숫자 2를 한번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 집합이 둘로 구성되어 있을 때 2를 사용합니다. 프레게와 러셀이 속해 있는 집합을 셀 때 쓰일 수 있거나 여러분 애완동물의 한 쌍, 파이도와 필릭스가 속한 집합을 셀 수 있죠. 또는 찰스 디킨스 소설 작품의 유명한 두 도시인 런던과 파리를 셀 때도 쓸 수 있죠. 런던이 꼭 먼저 와야한다고 봅니다. (웃음) 러셀과 프레게는 이 여러 쌍들을 하나의 큰 집합 안에 포함시켰습니다. 모든 쌍을 하나의 큰 집합 안에 넣으면 그게 바로 숫자 2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 집합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집합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집합들은 2로 셀 수 있는 모든 쌍들로 이루어져 있는 겁니다. 다른 숫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3이라는 숫자는 3개로 이루어진 모든 수의 집합이고, 4라는 숫자는 4개로 이루어진 모든 수의 집합이고, 기타 등등이죠. 단순하지만 훌륭한 이론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등장했습니다. 이 반론을 직접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어떻게 발생되었는지 대략적으로 설명드릴 수는 있습니다. 아까 2라는 숫자는 모든 쌍들의 집합이라고 말씀드렸죠. 그게 무엇이 되었든간에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 쌍들은 2라는 숫자를 포함하는 것들입니다. 하나의 쌍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숫자 2와 1을 포함한 한 쌍입니다. 한 쌍으로 이루어진 1과 2는 이미 2라는 숫자 내에 있습니다. 2라는 숫자 안에는 2 자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죠. 비유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굶주린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으려고 한다고 상상해봅시다.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그린다고 해봤는데 잘 안 됐네요. 보기엔 좀 그렇지만, 가능합니다. (웃음) 그 뱀은 얼마나 배고픔에 굶주렸는지 자기 자신을 통째로 먹어삼키려 합니다. 이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뱀이 자기 뱃속에 들어가는 것일테니까요. 2라는 숫자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보시다시피, 자신 안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숫자인 것이죠. 이것을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수학자였던 존 폰 노이만은 훌륭한 해결책을 내놓았습니다. 폰 노이만은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수학자 중 한 명이었다고 할 수 있죠. 그는 게임 이론과 현대의 컴퓨터를 발명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그는 영재였으며 정말 대단한 컴퓨터 기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의 해결책은 무엇이었을까요? 폰 노이만입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2라는 숫자를 모든 쌍의 집합으로 보기 보다는 어떤 특정한 한 쌍으로 보자." 그렇다면 어떤 쌍을 의미한 걸까요? 2는 그 이전의 숫자들의 집합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 이전의 숫자는 0과 1이죠. 우리는 2가 0과 1을 포함한 집합을 가리키게 합니다. 그런데 아직 0과 1이라는 숫자들이 있습니다. 0도 그 이전의 수들의 집합이지만 0 전에는 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공집합'이라고 합니다. 원소를 하나도 포함하지 않은 집합이죠. 1 이전의 숫자는 0 뿐입니다. 그러므로 1이라는 집합의 원소는 0 밖에 없습니다. 이제 2, 1, 0이라는 숫자들의 정의는 내려졌습니다. 이 정의들을 토대로 집합이라는 것이 생기게 됩니다. 2라는 숫자의 집합은 두 개의 원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은 공집합인 0과 단 하나뿐인 원소가 공집합인 1입니다. 그리하여 폰 노이만에 의하면, 2라는 숫자는 집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집합입니다. 아주 작은 수까지도 포함되죠. 다른 모든 숫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3이라는 숫자는 더욱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레게-러셀 이론이 많은 괴물들을 양산했다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괴물들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비록 2라는 숫자 안에는 다른 수도 포함되어 있지만, 2 자신을 포함하지는 않기 때문에 괴물들은 천사로 바뀌었습니다. 괴물이 항상 자신보다 작은 괴물들을 먹어치우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건드리지는 않는거죠. 이 이론은 철학자들과 수학자들에게 대체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점도 있습니다. 제게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2라는 숫자가 그리 특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2가 모든 쌍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기를 바라지만, 폰 노이만의 숫자 2는 많은 쌍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쌍이 다른 모든 쌍들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2라는 숫자는 특별하지 않은 것입니다. 많은 쌍들 중 한 쌍일 뿐이죠. 이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마지막 이론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날의 철학자와 수학자들이 대부분 묵살해버리는 이 이론은 19세기 말에 게오르크 칸토어가 발전시킨 것입니다. 칸토어는 다재다능한 사람이었습니다.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고, 종교와 문학을 아우르는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무한수의 이론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칸토어는 유한수만을 세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여기 많은 분들이 계시지만, 그 수도 유한수에 속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의 수나 은하계에 존재하는 별의 수 같은 유한수 뿐 아니라 무한한 수 역시 세려고 했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자연수나 우주 내의 모든 점들까지 말이죠. 그리고는 숫자에 관한 일반적인 이론을 세우려 했습니다. 칸토어의 이론은 무엇이었을까요? 2라는 숫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파이도와 펠릭스를 예로 들게요. 칸토어는 얘기했죠, "이 두 사물의 특징적인 점들을 모두 제거해 버립시다. 둘을 구별할 수 있는 것들 모두." 그리하여 털을 없애고 피와 살도 제거합니다. 두 개의 헐벗은 모습만 남았네요. 구분지을 특성이 없는 이것을 칸토어는 하나의 단위라 정의했죠. 이 자리에 동물애호가들이 없었으면 하네요. 어쨌든, 칸토어는 이렇듯 동물을 하나의 단위로 봤습니다. 이 단위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 통장에 남은 2 달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테드 강연 입장료를 내고 나서도 그정도가 남았다면 좋겠네요. 이 2 달러는 특별한 건 아니지만 현금 인출기에서는 특정한 2 달러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는 특별하지 않지만, 특정한 2 달러로는 반환받을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칸토어가 말하는 단위와 비슷합니다. 칸토어의 현금 인출기에서 이 단위를 반환받을 때는 두 개를 무작위로 돌려받게 됩니다. 제비뽑기와 다름이 없죠. 칸토어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2라는 숫자로 이 두 단위의 집합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두 단위는 그 어떠한 두 물체로부터도 끌어올 수 있는데, 숫자 2는 이 두 단위의 집합이 됩니다. 다른 모든 숫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 3은 3개의 단위의 집합이 되고, 기타의 숫자들 역시 그렇습니다. 현재 세 가지 시각이 제시되었는데요. 프레게-러셀의 시각은 숫자 2가 모든 쌍의 집합이라고 한 것이었고, 폰 노이만의 시각은 2는 0과 1이라는 원소를 포함한 집합이라고 한 것이었으며, 칸토어의 시각은 2는 2개의 단위의 집합이라고 했습니다. 프레게-러셀의 시각은 괴물같은 문제를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취할 수 없죠. 폰 노이만의 이론은 2가 모든 쌍에 존재하는 이유의 설명을 제대로 못해요. 칸토어의 시각은 두가지 중의 어떤 문제점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2라는 숫자가 단위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2 자신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거든요. 또한, 추상적 개념의 과정에서 파생되기 때문에 모든 쌍들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엄밀히 말하자면, 각 쌍에 포함되어 있죠. 칸토어 덕분에 우린 이제 숫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죠.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