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1.233,0:00:02.612
"날 보렴."

0:00:04.676,0:00:09.101
이 문구로 눈 맞추기 코치가 되었죠.

0:00:10.795,0:00:13.684
저는 15살 이반의 엄마입니다.

0:00:14.519,0:00:17.153
이반은 자폐 아동이고,[br]말을 안 합니다.

0:00:18.056,0:00:20.046
대신 아이패드 사진을 통해 소통합니다.

0:00:20.070,0:00:23.759
이반에게는 사진이 곧 단어입니다.

0:00:25.884,0:00:30.496
이반이 2살 반일 때, 진단을 받았죠.

0:00:31.707,0:00:35.946
지금도 그 때의 고통이 기억납니다.

0:00:37.479,0:00:40.299
남편과 저는 길을 잃은 기분이었죠.

0:00:41.489,0:00:43.667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랐습니다.

0:00:44.853,0:00:47.350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었습니다.

0:00:47.374,0:00:49.808
구글로 정보를 찾을 수 없었어요.

0:00:50.705,0:00:52.673
우리는 순전히 직감에 의존하여

0:00:53.595,0:00:55.725
첫걸음을 내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0:00:57.849,0:00:59.939
이반은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0:01:01.011,0:01:03.216
전에 알던 단어도 잊어버렸습니다.

0:01:04.365,0:01:06.385
이름을 불러도 무반응이었고

0:01:06.409,0:01:08.217
어떤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0:01:09.013,0:01:11.441
말이 소음으로 느껴지는 듯 보였죠.

0:01:13.486,0:01:16.598
이반이 무슨 생각을 하고

0:01:16.622,0:01:20.255
어떤 기분 상태인지

0:01:20.279,0:01:22.440
파악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0:01:22.464,0:01:24.302
눈을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0:01:25.785,0:01:28.065
그러나 연결고리는 끊겨 있었습니다.

0:01:30.620,0:01:33.082
이반에게 어떻게 삶을 가르칠까요?

0:01:35.519,0:01:37.858
이반이 좋아하는 걸 하면

0:01:37.882,0:01:39.474
그때 아이는 절 바라보았고

0:01:39.498,0:01:41.032
우리는 서로 연결되었습니다.

0:01:41.869,0:01:45.412
이런 순간이 자주있길 기대하며

0:01:45.436,0:01:50.011
아이가 좋아하는 걸[br]찾는 데 집중했습니다.

0:01:51.255,0:01:55.383
이반의 누나 알렉시아와 함께

0:01:55.407,0:01:58.433
몇 시간 동안 [br]술래잡기를 하곤 했습니다.

0:01:58.457,0:02:01.236
우리가 "와! 잡았다!"라고 말하면

0:02:02.186,0:02:03.880
이반은 눈짓으로 우리를 찾았습니다.

0:02:04.918,0:02:09.847
그 순간, 아들이 [br]살아있다고 느꼈습니다.

0:02:13.062,0:02:17.956
수영장에도 장시간 머물렀습니다.

0:02:19.169,0:02:22.689
이반은 물에 대해 큰 열정을 보였어요.

0:02:23.912,0:02:26.609
아이가 두 살 반이었을 때

0:02:27.753,0:02:31.061
비가 많이 내리던 겨울날

0:02:31.085,0:02:33.585
실내 수영장으로 향하고 있었죠.

0:02:33.609,0:02:36.259
궂은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았죠.

0:02:37.813,0:02:39.984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0:02:40.008,0:02:41.677
그만 길을 잘못 들었습니다.

0:02:42.366,0:02:46.229
이반은 멈추지 않고[br]하염없이 울었습니다.

0:02:46.253,0:02:47.773
바른길로 진입해서야 눈물을 멈췄어요.

0:02:48.532,0:02:50.014
그제야 진정이 되었습니다.

0:02:51.478,0:02:53.106
이름을 불러도 답이 없던[br]2살 반의 아이가

0:02:53.130,0:02:57.822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쏟아지는 날

0:02:57.846,0:03:01.988
저도 알아보기 힘들었던 길을

0:03:02.012,0:03:06.321
기억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0:03:09.041,0:03:12.481
우수한 시각 기억력을 가졌던 겁니다.

0:03:13.517,0:03:16.917
이반의 세계를 이해할 문이 열렸습니다.

0:03:17.802,0:03:20.179
그때부터 모든걸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0:03:20.867,0:03:22.942
사진을 한 장씩 보여주며

0:03:22.966,0:03:26.556
삶에 대해 가르쳤습니다.

0:03:27.788,0:03:32.481
이반은 지금도 사진으로 소통합니다.

0:03:32.505,0:03:36.359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말하고

0:03:36.383,0:03:38.773
자신의 감정도 표현합니다.

0:03:41.998,0:03:44.968
그러나 이반의 시선만[br]중요한 게 아니었죠.

0:03:46.931,0:03:48.991
타인들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0:03:50.759,0:03:52.461
어떻게 하면

0:03:52.485,0:03:54.700
사람들이 자폐만을 보지 않고

0:03:54.724,0:03:56.454
아이 자체를 봐줄까요?

0:03:57.326,0:03:59.346
아이의 능력과

0:04:00.331,0:04:02.451
가능성을 보고

0:04:03.393,0:04:06.087
우리처럼 좋아하고 싫어하는게 있는

0:04:06.111,0:04:07.951
아이의 모습을 봐주길 바랐습니다.

0:04:09.333,0:04:12.403
이를 위해, 제 몫을 해야 했습니다.

0:04:13.792,0:04:16.082
마음을 다잡고[br]아이를 놓아줘야 했습니다.

0:04:16.871,0:04:19.101
무척 힘들었습니다.

0:04:21.291,0:04:23.741
이반이 11세 되던 해

0:04:23.765,0:04:27.614
집 근처 동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0:04:28.818,0:04:32.864
어느 날 오후, 아이를 기다리던 저는

0:04:32.888,0:04:34.224
채소가게에 들어갔습니다.

0:04:34.248,0:04:37.228
모든 것을 조금씩 파는[br]평범한 가게였죠.

0:04:38.421,0:04:40.005
이것저것 사다가

0:04:40.029,0:04:43.239
가게 주인인 호세와[br]대화하게 되었습니다.

0:04:44.944,0:04:48.382
이반에게 자폐증이 있다고 말했죠.

0:04:49.411,0:04:53.730
저는 이반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0:04:53.754,0:04:55.854
혼자 걷는 법을 배우길 바랐습니다.

0:04:56.821,0:04:58.539
용기를 내어 호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0:04:58.563,0:05:00.650
혹시 매주 목요일 오후 두 시

0:05:01.449,0:05:04.855
이반이 정리하는걸 무척 좋아하는데

0:05:04.879,0:05:06.688
물병을 정리하러 와도 되는지 물었죠.

0:05:07.646,0:05:11.491
상으로 초콜릿 과자면 충분하다고요.

0:05:11.515,0:05:13.261
이반이 좋아하는 과자였죠.

0:05:15.759,0:05:17.472
호세는 바로 승낙했습니다.

0:05:18.824,0:05:22.082
그 후 일 년 동안

0:05:22.106,0:05:24.500
이반은 호세의 채소가게에 갔습니다.

0:05:25.337,0:05:27.775
물병이 진열된 선반을 정리했지요.

0:05:27.799,0:05:31.337
한 치의 착오도 없이 물병의 상표가

0:05:31.361,0:05:33.499
나란히 한 줄에 정렬되어 있었어요.

0:05:34.068,0:05:35.910
이반은 초콜릿 과자를 들고

0:05:35.934,0:05:37.894
행복해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0:05:44.079,0:05:46.665
호세는 자폐증 전문가가 아닙니다.

0:05:49.316,0:05:52.082
전문가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0:05:53.252,0:05:57.112
꼭 영웅이 아니라도[br]포용할 수 있습니다.

0:06:00.109,0:06:02.105
우리는 그저

0:06:02.129,0:06:04.219
(박수)

0:06:13.638,0:06:15.407
네, 영웅적 행위가 없어도

0:06:16.989,0:06:19.465
다만 가까이서 지켜보면 됩니다.

0:06:21.976,0:06:23.666
혹시 두려움이 찾아오거나

0:06:24.547,0:06:27.797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다면 질문합시다.

0:06:29.154,0:06:30.834
호기심을 가집시다.

0:06:32.382,0:06:35.542
그러나 절대 무관심하지 맙시다.

0:06:38.230,0:06:41.856
용기를 가지고 서로의 눈을 바라봅시다.

0:06:44.382,0:06:46.474
우리의 눈빛이

0:06:46.498,0:06:49.650
누군가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줍니다.

0:06:51.067,0:06:53.767
(박수)

0:06:53.791,0:06:55.877
(갈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