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201 --> 00:00:01,869 오늘 제가 얘기 할 주제는요. 2 00:00:01,893 --> 00:00:05,077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 입니다. 3 00:00:05,101 --> 00:00:08,134 이런 얘기를 꺼내면 이제 보통 분들이 다 긴장하고 4 00:00:08,158 --> 00:00:10,760 약간 마음속에 저항을 하기 시작합니다. 5 00:00:10,784 --> 00:00:13,954 예술이 밥 먹여주나, 그리고 지금 바쁜데 무슨 예술 6 00:00:13,978 --> 00:00:16,778 그 다음에 나는 학교도 가야 되고, 취직도 해야 되고 7 00:00:16,802 --> 00:00:19,102 해야될 것도 많고, 애도 학원 보내야 되고 바쁜데 8 00:00:19,226 --> 00:00:23,952 예술은 무슨 예술이냐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9 00:00:23,976 --> 00:00:27,713 지금 당장 우리가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수 백가지가 있습니다. 10 00:00:27,737 --> 00:00:29,168 머릿속에서 막 떠오르죠? 11 00:00:29,192 --> 00:00:30,992 될 수 없는 이유는 정말 많아요. 12 00:00:31,016 --> 00:00:33,716 되야 할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생각해 보면 13 00:00:33,740 --> 00:00:35,408 왜 되야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14 00:00:35,432 --> 00:00:38,947 어쨌든 되지 말아야 될 이유는 아주 많습니다. 15 00:00:38,971 --> 00:00:43,322 왜 사람들은 예술이란 말을 들으면 벌써 이렇게 거부감이 들기 시작할까요? 16 00:00:43,346 --> 00:00:47,190 어쩌면 예술이라는 것이 엄청난 재능을 타고났거나, 아니면 17 00:00:47,214 --> 00:00:49,986 전문적인 훈련을 아주 지독하게 받은 사람들만 하는 18 00:00:49,986 --> 00:00:52,266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19 00:00:52,266 --> 00:00:53,790 그리고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20 00:00:53,790 --> 00:00:56,790 이미 예술가의 길로부터 너무나 멀어진 게 아닐까 하는 21 00:00:56,790 --> 00:00:59,777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22 00:00:59,777 --> 00:01:01,227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3 00:01:01,227 --> 00:01:03,672 그게 오늘 제가 얘기할 주제입니다. 24 00:01:03,696 --> 00:01:05,796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납니다. 25 00:01:05,820 --> 00:01:08,920 집에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26 00:01:08,944 --> 00:01:13,403 애들이 하고 있는 거의 모든 행위들이 예술입니다. 27 00:01:13,427 --> 00:01:15,981 벽에다가, 막 벽지에다가 크레용으로 그리고 28 00:01:16,005 --> 00:01:19,133 텔레비젼에서 뭐 나오면 손담비 춤 따라하고 29 00:01:19,157 --> 00:01:23,457 그 다음에 뭐 손담비 춤이라고 사실 할 수가 없어요. 걔 나름의 어떤 춤이죠. 30 00:01:23,481 --> 00:01:26,881 그런 어떤 이상한 춤을 추고, 또 노래를 부르고 31 00:01:26,881 --> 00:01:28,771 모든 사람들을 괴롭게 합니다. 32 00:01:28,771 --> 00:01:32,251 아마 그 수준이라는 것은, 그 예술의 수준이라는 것은 33 00:01:32,275 --> 00:01:34,499 자기 애 아니면 사실 견디기 어려운 34 00:01:34,499 --> 00:01:37,499 그런 수준의 예술을 하루 종일 하고 있기 때문에 (웃음) 35 00:01:37,499 --> 00:01:40,727 사실은 모두가 아이들을 좀 피곤해 합니다. 36 00:01:40,751 --> 00:01:43,882 그, 혼자 아이는 일인극을 막 하기도 하고요. 37 00:01:43,906 --> 00:01:47,428 소꿉놀이라는게 사실은 일인극이고, 어떤 연극이기도 하죠. 38 00:01:47,452 --> 00:01:50,107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나이를 좀 먹으면 39 00:01:50,131 --> 00:01:52,127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40 00:01:52,151 --> 00:01:55,472 부모들이 대체로 아이가 처음 거짓말을 한 순간들을 41 00:01:55,472 --> 00:01:57,242 기억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아요. 42 00:01:57,242 --> 00:01:58,563 충격을 받죠. 43 00:01:58,587 --> 00:02:02,131 "얘가 드디어 본색이 드러났구나, 지 아빠 닮아가지고 44 00:02:02,155 --> 00:02:05,337 너 뭐가 될려고 그래!" 막 이러면서 애를 괴롭히는데 45 00:02:05,361 --> 00:02:06,908 그렇지 않습니다. 46 00:02:06,932 --> 00:02:09,362 아이들이 거짓말을 시작하는 순간은 47 00:02:09,362 --> 00:02:11,112 스토리텔링의 시작입니다. 48 00:02:11,112 --> 00:02:13,152 (웃음) 49 00:02:13,152 --> 00:02:15,616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얘길하고 있는 거예요. 50 00:02:15,640 --> 00:02:17,291 놀라운 순간이에요. 경이로운 순간이에요. 51 00:02:17,291 --> 00:02:19,758 부모들이 경축을 해야 됩니다. (웃음) (박수) 52 00:02:19,758 --> 00:02:24,331 "야! 우리 애가... (환호) 우리 애가 드디어 거짓말을 시작했구나!" 53 00:02:24,355 --> 00:02:25,860 야, 경축을 해야 됩니다. 54 00:02:25,884 --> 00:02:29,849 예를 들면, "엄마 나 오늘 놀이방에서 오다가 외계인 만났다?" 55 00:02:29,873 --> 00:02:33,874 이러면 보통 엄마들은, "쓸데없는 소릴 하고 있어" 그러고 막 애를 괴롭히는데 56 00:02:33,874 --> 00:02:37,016 그러지 말고, 이상적인 부모는 이런 부모입니다. 57 00:02:37,040 --> 00:02:40,140 "그래? 외계인? 어떻게 생겼는데? 외계인이 뭐라 그러디? 58 00:02:40,164 --> 00:02:41,988 어디서 만났어?" "어, 슈퍼 앞에서." 59 00:02:41,988 --> 00:02:44,534 뭐 이런 얘기들을 아이랑 주고 받으면 60 00:02:44,558 --> 00:02:48,613 아이는 처음에 했던 말도 안되는 얘기를 책임지기 위해서 61 00:02:48,613 --> 00:02:50,513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것이죠. 62 00:02:50,513 --> 00:02:52,653 그리고 그 다음 말을 하게 되는 거고 63 00:02:52,677 --> 00:02:57,130 스토리가 전개 되는 겁니다. 이것은 물론 유치한 그런 스토리지만 64 00:02:57,154 --> 00:03:00,946 한 문장에 의해서 다른 문장을 생각하고 다른 문장을 생각한다는 것은 65 00:03:00,970 --> 00:03:05,014 저같은 전문적인 작가의 일과 똑같은 일이에요, 사실은. 66 00:03:05,038 --> 00:03:07,393 보통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67 00:03:07,417 --> 00:03:10,263 롤랑 바르트가 플로베르의 소설에 대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68 00:03:10,263 --> 00:03:12,885 "플로베르는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69 00:03:12,909 --> 00:03:15,690 한 문장과 다른 문장을 연결했을 뿐이다." 70 00:03:15,714 --> 00:03:17,638 그 문장과 문장 사이에 에로스 71 00:03:17,638 --> 00:03:20,638 그것이 이제 플로베르 소설의 본질이다 라고 얘길 했는데 72 00:03:20,638 --> 00:03:23,332 그렇습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앞의 한 문장을 쓴 다음에 73 00:03:23,332 --> 00:03:26,659 그 다음, 그 문장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74 00:03:26,683 --> 00:03:28,364 그 다음 문장을 쓰는 것이죠. 75 00:03:28,388 --> 00:03:30,288 이걸 계속해서 연결해 가는 겁니다. 76 00:03:30,312 --> 00:03:31,939 이 문장을 한번 보시죠. 77 00:03:31,963 --> 00:03:34,406 네. 어디 문장인지 아시겠죠? 78 00:03:34,430 --> 00:03:36,852 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첫 문장인데 79 00:03:36,876 --> 00:03:40,020 저런 감당할 수 없는 문장을 써놓은 다음에 (웃음) 80 00:03:40,044 --> 00:03:42,544 이 문장을 감당하기 위해서 써내려간 게 사실은 81 00:03:42,568 --> 00:03:46,897 현대문학의 걸작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입니다. 별거 아니예요. 82 00:03:46,921 --> 00:03:49,646 이 문장을 썼는데, 아버지한테 보여드리지 않았죠. 83 00:03:49,670 --> 00:03:52,370 프란츠 카프카는 아버지랑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84 00:03:52,394 --> 00:03:55,766 혼자 그 다음 문장을 써 내려 갔죠. 아버지한테 보여줬으면 85 00:03:55,790 --> 00:03:59,029 아버지가, "얘가 드디어 미쳤구나." 86 00:03:59,053 --> 00:04:01,541 그렇습니다. 예술은 어느 정도 미치는 거예요. 87 00:04:01,565 --> 00:04:03,688 그리고 그 다음 문장을 감당해 가는 건데 88 00:04:03,712 --> 00:04:06,849 이것은 아이가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런 일입니다. 89 00:04:06,873 --> 00:04:08,080 거짓말을 시작한 아이 90 00:04:08,104 --> 00:04:11,106 그는 스토리텔러로서의 첫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91 00:04:11,130 --> 00:04:13,667 이제 아이들은 예술을 합니다. 92 00:04:13,691 --> 00:04:15,092 지칠줄 모르고 즐겁게 하죠. 93 00:04:15,116 --> 00:04:16,853 제가 며칠 전에 제주도에 갔다 왔는데 94 00:04:16,877 --> 00:04:19,439 아이들을 풀어놓으면, 이제 물에서 막 놀기도 하지만 95 00:04:19,439 --> 00:04:21,989 대부분의 아이들이 물을 좋아하죠. 96 00:04:21,989 --> 00:04:24,889 근데 어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97 00:04:24,913 --> 00:04:27,133 거기에서 산도 만들고 바다도, 바다는 아니죠. 98 00:04:27,157 --> 00:04:31,063 산을 만들고, 뭐.. 이것저것 사람도 만들고, 개도 만들고 99 00:04:31,087 --> 00:04:32,476 부모들은 말려요. 100 00:04:32,500 --> 00:04:34,239 "야 저거 파도가 오면 다 없어져." 101 00:04:34,263 --> 00:04:36,061 다시 말해서 무용하다는 것이죠. 102 00:04:36,085 --> 00:04:37,205 쓸데없는 짓이라는 건데 103 00:04:37,229 --> 00:04:39,071 아이들은 그런 건 상관하지 않아요. 104 00:04:39,095 --> 00:04:40,242 만드는 순간이 즐거워요. 105 00:04:40,266 --> 00:04:42,408 계속 그것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106 00:04:42,432 --> 00:04:44,674 아이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예요. 107 00:04:44,698 --> 00:04:46,498 직장에서 상사가 시킨 것도 아니고 108 00:04:46,522 --> 00:04:49,195 누가 시킨 것도 없는데 합니다. 109 00:04:49,219 --> 00:04:50,945 아마 여러분들도 어렸을 때 110 00:04:50,945 --> 00:04:54,615 원초적인 예술의 즐거움을 느껴본 순간이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111 00:04:54,615 --> 00:04:56,487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112 00:04:56,487 --> 00:04:59,657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 한번 써보라고 주면 113 00:04:59,657 --> 00:05:02,241 많은 학생들이 어렸을 때 경험한 114 00:05:02,241 --> 00:05:04,901 원초적인 예술적 경험에 대해서 얘길합니다. 115 00:05:04,901 --> 00:05:07,632 처음 피아노를 배워서 친구와 연탄곡을 치던 것. 116 00:05:07,656 --> 00:05:12,672 그 다음에, 말도 안되는 촌극을 친구와 같이 해서 바보가 됐던 경험, 뭐 이런 거. 117 00:05:12,672 --> 00:05:15,999 그 다음에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처음 인화하던 순간 118 00:05:16,023 --> 00:05:18,322 이런 경험들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119 00:05:18,346 --> 00:05:20,946 여러분도 그런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120 00:05:20,970 --> 00:05:22,520 이때까지는 예술이 행복해요. 121 00:05:22,544 --> 00:05:24,197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22 00:05:24,221 --> 00:05:26,821 일은 행복하지 않죠? 대부분은 힘듭니다. 123 00:05:26,845 --> 00:05:29,831 프랑스의 작가 미쉘 뜨루니에가 명언을 남겼는데요. 124 00:05:29,855 --> 00:05:31,521 좀 짓궂은 코멘트죠. 125 00:05:31,545 --> 00:05:33,517 "일은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 126 00:05:33,517 --> 00:05:36,517 하면 피곤해지는게 그 증거다." 그쵸? (웃음) 127 00:05:36,517 --> 00:05:38,017 본성에 맞으면 왜 피곤해요? 128 00:05:38,041 --> 00:05:39,639 노는 건 피곤하지 않아요. 129 00:05:39,663 --> 00:05:41,163 노는 건 밤새 놀 수 있어요. 130 00:05:41,187 --> 00:05:43,507 일을 밤새 하면 잔업수당을 받아야죠. 131 00:05:43,531 --> 00:05:46,791 왜? 힘드니까. 몸도 축나고요. 132 00:05:46,815 --> 00:05:50,157 아이들은 대체로 자기 즐거움을 위해서 예술을 합니다. 133 00:05:50,157 --> 00:05:51,497 놀이로서 하는 거죠. 134 00:05:51,497 --> 00:05:54,207 클라이언트에게 납품하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거나 135 00:05:54,231 --> 00:05:57,431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닙니다. 136 00:05:57,455 --> 00:06:00,008 물론 그런 아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37 00:06:00,032 --> 00:06:01,310 이 분 아시죠? 138 00:06:01,334 --> 00:06:05,396 이 분은 가족의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전 유럽으로 연주 여행을 떠났던 139 00:06:05,420 --> 00:06:07,286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인데 140 00:06:07,310 --> 00:06:10,249 이런 소년은 뭐 몇 백년 전 일이니까 예외로 합시다. 141 00:06:10,273 --> 00:06:14,114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이런 예술, 이 행복한 놀이가 끝이 납니다. 142 00:06:14,138 --> 00:06:17,738 아이들은 학원을 가야 되고, 학교를 가야 되고, 숙제를 해야 되고 143 00:06:17,762 --> 00:06:21,022 물론 피아노 레슨, 발레 레슨 같은 걸 받긴 하지만 144 00:06:21,046 --> 00:06:22,791 더 이상 재미가 없습니다. 145 00:06:22,815 --> 00:06:26,123 해야 되고 경쟁이 개입하고, 재미 없죠? 146 00:06:26,147 --> 00:06:31,715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서도 집에 벽에 색칠같은 걸 계속 하다가는 147 00:06:31,739 --> 00:06:35,630 엄마한테 대단히 크게 야단을 맞게 될 겁니다. 148 00:06:35,654 --> 00:06:39,497 꼭 그런 것 뿐 아니더라도 149 00:06:39,521 --> 00:06:42,077 나이가 들수록 예술가스럽게 행동하면 150 00:06:42,101 --> 00:06:45,745 점점 누군가가 우리를 견제하고 있다는 생각이 점점 듭니다. 151 00:06:45,769 --> 00:06:51,800 탄압을 하게 되고, 올바르게 행동할 것에 대해 자꾸 요구받게 됩니다. 152 00:06:51,824 --> 00:06:53,481 제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면 153 00:06:53,481 --> 00:06:58,011 중학교 2학년 때 학교에서 경복궁으로 사생 대회를 갔는데요. 154 00:06:58,011 --> 00:07:00,894 제 나름대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155 00:07:00,918 --> 00:07:04,482 그랬더니 선생님이 오셔가지고 "너 뭐, 지금 뭐 하고 있냐?" 그래서 156 00:07:04,506 --> 00:07:06,296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157 00:07:06,320 --> 00:07:08,220 "그런데 왜 까만색만 쓰고 있어?" 158 00:07:08,244 --> 00:07:11,044 그래서, 까만 색으로 책을 열심히 칠하고 있었어요. 159 00:07:11,068 --> 00:07:13,648 그랬더니, 제가 이제 말씀 드렸죠. 160 00:07:13,672 --> 00:07:16,895 "어두운 밤에 까마귀가 나무 위에 앉아 있다"고 161 00:07:16,919 --> 00:07:17,993 그랬더니 선생님이 162 00:07:18,017 --> 00:07:20,829 "어 그래 영하는 참, 그림에는 재능이 없지만 163 00:07:20,829 --> 00:07:23,239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이 있구나?" 164 00:07:23,239 --> 00:07:25,950 라고 말씀해주셨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만 165 00:07:25,974 --> 00:07:28,818 "이리 나와! 이 자식아!" 딱 그래 가지고 (웃음) 166 00:07:28,842 --> 00:07:30,542 "이리 나와!" 딱 그래 가지고 167 00:07:30,566 --> 00:07:33,466 지금 경복궁, 뭐 이런 경회루 이런 걸 그려야 되는데 168 00:07:33,490 --> 00:07:35,439 혼자 까만색을 계속 칠하고 있으니까 169 00:07:35,463 --> 00:07:37,123 저를 끌고 나가셨어요. 170 00:07:37,147 --> 00:07:39,143 거기 여중생들도 많이 와있었는데 171 00:07:39,167 --> 00:07:40,694 한마디로 개망신이었죠. 172 00:07:40,718 --> 00:07:45,146 저의 그런 어떤 해명, 설명 뭐 이런 것은 하나도 먹히지 않았고 173 00:07:45,170 --> 00:07:48,359 저는 아주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 174 00:07:48,383 --> 00:07:52,877 이상적인 선생님이라면 제가 아까 첨에 말씀드린 것처럼 했겠죠. 175 00:07:52,901 --> 00:07:55,501 저의 어떤, 그림의 재능은 없구나, 김영하란 애가 176 00:07:55,525 --> 00:07:58,565 하지만 얘가 좀 말을 지어내는 재주가 있구나 라고 해서 177 00:07:58,589 --> 00:08:02,017 격려를 해줬을텐데, 그런 선생님은 매우 드물죠. 178 00:08:02,041 --> 00:08:04,980 나중에 제가 이제 유럽의 현대 미술관에 철이 들어서 179 00:08:05,004 --> 00:08:06,881 대학생이 된 이후에 가 보니까 180 00:08:06,905 --> 00:08:12,279 억울하더라구요. 이런 그림들이 걸려있어요. (웃음) (박수) 181 00:08:12,303 --> 00:08:16,604 아니.. 이런 분들은 바젤 이런데 막 걸려있는데 말이죠. 182 00:08:16,628 --> 00:08:21,997 저는 왜 두들겨 맞고, 그림을 입에 물고 경복궁 앞에 서 있어야 했는지. 183 00:08:22,021 --> 00:08:25,003 이거 보세요. 이거 황토벽지 아닙니까? 이런 것들이죠. 184 00:08:25,027 --> 00:08:26,919 그리고, 현대 미술이란게 나중에 알고 보니까 185 00:08:26,943 --> 00:08:29,447 물론 이 분들은 저처럼 까마귀 어쩌고 이런 186 00:08:29,447 --> 00:08:31,567 촌스런 얘긴 하지 않았습니다. 187 00:08:31,567 --> 00:08:34,197 대부분 제목이 다 무제에요. 언타이틀 이런 건데. 188 00:08:34,221 --> 00:08:37,298 어쨌거나, 현대 미술이라는 것은, 20세기 현대 미술은 189 00:08:37,322 --> 00:08:39,091 이상한 짓을 하나 해놓고 나서 190 00:08:39,091 --> 00:08:42,691 그 빈공간을 설명과 해석으로 채우는 작업이에요. 191 00:08:42,691 --> 00:08:44,691 제가 했던 거랑 본질적으로 비슷해요. 192 00:08:44,715 --> 00:08:46,894 저는 뭐, 물론 아주 낮은 수준이지만 193 00:08:46,918 --> 00:08:50,183 예를 들면, 뭐 더 유명한 분을 보자면 194 00:08:50,207 --> 00:08:52,784 네. 이거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인데 195 00:08:52,808 --> 00:08:55,609 자전거 안장에다가 핸들을 붙여놓고 196 00:08:55,609 --> 00:08:58,609 황소 머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럴듯 하죠? 197 00:08:58,609 --> 00:09:03,229 예, 그 다음에, 변기를 갖다 놓고 샘이다. 198 00:09:03,253 --> 00:09:05,153 레디메이드 샘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199 00:09:05,177 --> 00:09:09,273 뒤샹같은 예를 봐도, 이 설명과 이상한 짓의 간극을 메우는 것 200 00:09:09,297 --> 00:09:13,400 스토리로 메운다는 것, 이런 것이 사실은 현대 미술이 했던 일인데 201 00:09:13,424 --> 00:09:15,224 피카소는 아예 말로도 남겼습니다. 202 00:09:15,248 --> 00:09:18,965 "나는 내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을 그린다." 203 00:09:18,989 --> 00:09:21,482 네, 경회루 안 그려도 된다는 건데 204 00:09:21,506 --> 00:09:25,553 이 말을 제가 중2 때 알았으면 선생님이랑 한번 해 봤을텐데. 205 00:09:25,577 --> 00:09:29,355 불행하게도 우리 안에 어린 예술가들은 206 00:09:29,379 --> 00:09:32,456 우리가 예술의 압제자들과 맞서 싸우기 전에 207 00:09:32,456 --> 00:09:34,866 이미 질식해서 죽어버립니다. 208 00:09:34,866 --> 00:09:36,447 이미 갇혀버려요. 209 00:09:36,471 --> 00:09:37,530 그게 우리의 비극입니다. 210 00:09:37,554 --> 00:09:41,104 이렇게 어린 예술가가 갇혀 있거나 추방되거나 죽어있으면 211 00:09:41,104 --> 00:09:42,814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212 00:09:42,814 --> 00:09:44,514 우리의 욕망이 사라지진 않아요. 213 00:09:44,538 --> 00:09:47,611 우리는 자기를 표현하고 싶고 자기를 드러내고 싶은데 214 00:09:47,635 --> 00:09:52,508 이렇게 됨으로써 자꾸, 다소 음습한 양상으로 예술적 욕망이 드러나게 되는데 215 00:09:52,532 --> 00:09:55,475 노래방에 가서 꼭 이런 노래 부르는 분들 있어요. 216 00:09:55,499 --> 00:09:58,017 쉬즈곤(She's gone)이나 호텔 캘리포니아 이런 거 217 00:09:58,041 --> 00:10:00,337 하, 그 기타리프 같은 거 하면서 218 00:10:00,361 --> 00:10:02,579 대부분은 민폐죠. 민폔데 219 00:10:02,603 --> 00:10:05,058 그런 막 락커가 되는 분들이 계시죠. 220 00:10:05,082 --> 00:10:07,131 아니면 무도장에서 스텝을 밟거나 221 00:10:07,155 --> 00:10:10,533 또는 스토리텔링을 했으면 훨씬 즐거웠을 분들이 222 00:10:10,557 --> 00:10:13,543 밤새 악플을 단다거나 뭐 이런 223 00:10:13,567 --> 00:10:16,938 음습한 방향으로 글쓰기가 나타나게 됩니다. 224 00:10:16,962 --> 00:10:19,116 가끔 그래서 애들 노는거 봐주시다가 225 00:10:19,116 --> 00:10:20,986 자기가 더 흥분하는 아빠들이 있어요. 226 00:10:20,986 --> 00:10:23,876 레고 블럭, 뭐 프라 모델 이런거 하다가 (웃음) 227 00:10:23,900 --> 00:10:25,609 "가만 있어봐. 아빠가 할께" 이렇게 하고서는 228 00:10:25,633 --> 00:10:27,633 애는 벌써 흥미를 잃고 딴 데 갔는데 229 00:10:27,657 --> 00:10:31,253 아빠 혼자 뭐 성도 만들고, 뭐 다 만들고 있어요. 230 00:10:31,277 --> 00:10:35,731 이런 우리 마음속 예술적 충동이 억눌렸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인데 231 00:10:35,755 --> 00:10:37,795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나타납니다. 232 00:10:37,795 --> 00:10:39,547 대체로 시기심으로 나타납니다. 233 00:10:39,547 --> 00:10:44,817 이 노래 있죠?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왜 좋아요? 234 00:10:44,841 --> 00:10:48,645 텔레비젼에는 우리가 되고 싶은, 우리가 하고 싶은 235 00:10:48,669 --> 00:10:51,113 그러나 하지 못한 것들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236 00:10:51,113 --> 00:10:54,248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고 뿐만 아니라 237 00:10:54,248 --> 00:10:56,738 그걸 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아요. 238 00:10:56,738 --> 00:10:59,864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맹렬하게 질투하기 시작합니다. 239 00:10:59,888 --> 00:11:03,958 그래서 리모콘을 든 독재자가 되서 욕을 하기 시작하죠. 240 00:11:03,982 --> 00:11:06,835 "야 저게 연기냐? 발연기다. 241 00:11:06,835 --> 00:11:09,835 뭐 저런, 저게 노래냐? 뭐, 노래도 못하는게 무슨 가수냐?" 242 00:11:09,835 --> 00:11:12,101 뭐 이런 얘기들을 이제 하게 됩니다. 243 00:11:12,125 --> 00:11:15,325 우리 마음 속에 시기심이란 것은, 우리가 사악해서가 아니라 244 00:11:15,349 --> 00:11:19,581 우리 마음 속에 이런 어린 예술가들이 갇혀있기 때문에 245 00:11:19,605 --> 00:11:23,167 나타나는 현상이다 라고 저는 이제 생각하는 것이죠. 246 00:11:23,191 --> 00:11:25,005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이냐? 247 00:11:25,029 --> 00:11:26,082 네, 그렇습니다. 248 00:11:26,106 --> 00:11:29,306 지금 당장, 우리 자신의 예술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49 00:11:29,330 --> 00:11:30,515 당장 텔레비젼을 끄고 250 00:11:30,539 --> 00:11:32,434 인터넷 접속을 끄고, 끊고 251 00:11:32,458 --> 00:11:35,134 일어나서 뭔가를 시작하면 됩니다. 252 00:11:35,158 --> 00:11:36,869 제가 연극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253 00:11:36,893 --> 00:11:39,603 제가 가르친 과목은 아니지만, 연극학이라는 과목이 있었어요. 254 00:11:39,627 --> 00:11:43,793 이 과목은, 연극원에 들어온 학생들 모두가 연극을 한 편 올려야 되요. 255 00:11:43,817 --> 00:11:47,905 단, 연기로 들어온 학생들은 연기를 해선 안돼요. 256 00:11:47,929 --> 00:11:49,925 그 학생들은 예를 들면 극작을 한다거나 257 00:11:49,949 --> 00:11:52,649 글을 잘 써서 들어온 학생들은 무대 미술을 한다거나 258 00:11:52,673 --> 00:11:54,960 무대 미술을 하러 들어온 학생들은 연기를 한다거나 해서 259 00:11:54,984 --> 00:11:56,108 연극을 만드는 겁니다. 260 00:11:56,108 --> 00:11:59,108 학생들이 처음에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261 00:11:59,108 --> 00:12:00,295 나중엔 너무너무 즐거워요. 262 00:12:00,295 --> 00:12:03,295 연극 시켜가지고 싫어하는 사람들 거의 못 봤어요. 263 00:12:03,295 --> 00:12:07,433 학교, 군대, 심지어 정신병원에서도 아마 시키면 대단히 즐겁게 할 겁니다. 264 00:12:07,457 --> 00:12:09,353 저는 군대에서도 봤고 265 00:12:09,353 --> 00:12:12,353 여러 곳에서 연극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봤어요. 266 00:12:12,353 --> 00:12:15,261 그 다음에, 제가 이런 경험도 있는데 267 00:12:15,285 --> 00:12:18,895 글 쓰기 수업을 할 때, 학생들한테 이렇게 과제를 내줍니다. 268 00:12:18,919 --> 00:12:21,189 이렇게 학생들이 모여있죠? 269 00:12:21,189 --> 00:12:24,819 그런데 글을 쓰는, 글이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많아요. 270 00:12:24,819 --> 00:12:27,473 미술하는 학생들, 음악하는 학생들, 많죠. 271 00:12:27,473 --> 00:12:29,583 이 학생들은 글을 자기가 못 쓸 거라고 생각해요. 272 00:12:29,583 --> 00:12:33,099 그래서 제가 백지를 나눠주고 주제를 하나 줍니다. 273 00:12:33,123 --> 00:12:34,713 예를 들면, 주제는 뭐 간단한 거예요. 274 00:12:34,737 --> 00:12:37,237 어렸을 때 가장 불행했던 경험에 대해서 써라. 275 00:12:37,261 --> 00:12:40,101 대신에 미친 듯이 써야 되요. 276 00:12:40,101 --> 00:12:41,164 미친듯이. 277 00:12:41,164 --> 00:12:43,873 제가 다니면서 독려합니다. 독려해서 278 00:12:43,897 --> 00:12:47,617 "빨리 써!" 이렇게. 미친듯이 두 시간이면 두 시간, 한 시간이면 한 시간 동안 279 00:12:47,641 --> 00:12:50,825 처음에 한 5분 정도만 상을 가다듬고 써내려 가는 거예요. 280 00:12:50,849 --> 00:12:54,047 제가 이렇게 미친듯이 글쓰기 수업을 시키는 이유는 281 00:12:54,071 --> 00:12:56,805 천천히 쓰면서 생각이 많아지면요. 282 00:12:56,829 --> 00:12:59,252 우리 마음속에 예술가의 악마가 나타납니다. 283 00:12:59,276 --> 00:13:03,284 이 악마는 글을 쓸 수 없게 만드는 수백 가지 이유 284 00:13:03,308 --> 00:13:06,214 네가 글을 쓸 수 없는 수백 가지 이유들을 얘기하면서 285 00:13:06,238 --> 00:13:09,049 "남들이 너를 비웃을 거야. 이건 글이 아니야! 286 00:13:09,073 --> 00:13:10,599 이게 문장이냐? 글씨를 봐라!" 287 00:13:10,623 --> 00:13:12,176 뭐 여러가지 말들을 합니다. 288 00:13:12,200 --> 00:13:14,700 이 악마가 따라오지 못하게 빨리 달려야 되요. 289 00:13:14,724 --> 00:13:18,752 제가 한예종에서 봤던 정말 좋은 글들은 290 00:13:18,776 --> 00:13:21,425 시간을 충분히 준 과제에서 본 게 아니라 291 00:13:21,449 --> 00:13:24,909 학생들이 그렇게 40분 동안, 한 시간 동안 앉아서 292 00:13:24,933 --> 00:13:28,311 제 앞에서 연필로 쓴 글들에서 발견했던 거예요. 293 00:13:28,335 --> 00:13:30,335 그 학생들이 어떤 몰아지경에 빠져요. 294 00:13:30,359 --> 00:13:34,612 나중에 30분 40분 되면은 뭘 쓰는지도 모르고 막 씁니다. 295 00:13:34,636 --> 00:13:37,836 그러나 그 순간에는 우리를 방해하는 악마가 나타나지 않죠. 296 00:13:37,860 --> 00:13:39,660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297 00:13:39,684 --> 00:13:43,301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의 이유가 아니라 298 00:13:43,325 --> 00:13:47,551 되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드는 거예요. 299 00:13:47,575 --> 00:13:49,575 될 수 없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아요. 300 00:13:49,599 --> 00:13:52,410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게 해서 예술가가 된 겁니다. 301 00:13:52,434 --> 00:13:56,080 이제 우리가 마음속의 악마를 잠재우고 자기 예술을 시작하려고 할 때 302 00:13:56,104 --> 00:13:58,414 이제 적들이 바깥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303 00:13:58,438 --> 00:14:01,538 대부분 부모님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요. (웃음) 304 00:14:01,562 --> 00:14:04,371 그 다음에 배우자의 얼굴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305 00:14:04,395 --> 00:14:06,695 그들은 여러분의 부모나 배우자가 아니예요. 306 00:14:06,719 --> 00:14:08,219 악마에요. (웃음) 307 00:14:08,219 --> 00:14:09,057 악마입니다. 308 00:14:09,057 --> 00:14:10,977 잠시 변신해서 우리 지구에 내려와서 309 00:14:11,001 --> 00:14:14,923 여러분의 예술가 행을, 예술가가 되려는 걸 막고있는 사람들인데 310 00:14:14,947 --> 00:14:16,845 이 분들에게는 마법의 질문이 있어요. 311 00:14:16,869 --> 00:14:19,707 그게 뭐냐 하면, 우리가 "나 연극을 좀 해볼까봐 312 00:14:19,707 --> 00:14:23,027 구청에서 하는 연극 무슨 학교가 있는데 가볼까봐" 라든가 313 00:14:23,027 --> 00:14:25,191 "이태리 가곡을 배울까봐." 그러면 314 00:14:25,191 --> 00:14:27,751 "어 그래? 연극?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315 00:14:27,751 --> 00:14:28,761 마법의 질문이에요. 316 00:14:28,761 --> 00:14:31,413 "그거 해서 뭐할려고 그래?" 이렇게 물어봅니다. (웃음) 317 00:14:31,413 --> 00:14:34,854 그런데,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는게 아니죠. 318 00:14:34,878 --> 00:14:37,108 예술은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319 00:14:37,132 --> 00:14:38,786 그것은 우리 영혼을 구원하고 320 00:14:38,786 --> 00:14:41,356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예요. 321 00:14:41,356 --> 00:14:44,108 술과 약물의 도움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322 00:14:44,108 --> 00:14:46,778 자기 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323 00:14:46,778 --> 00:14:51,094 그래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이런 실용주의자들의 질문에 대해서 324 00:14:51,118 --> 00:14:53,513 우리는 담대하게 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325 00:14:53,537 --> 00:14:56,171 "그냥 즐거워서 하는거야, 재밌어서 하는 거야. 326 00:14:56,171 --> 00:14:57,981 미안해, 나만 재밌어서. 327 00:14:57,981 --> 00:15:02,181 내가 좀 먼저 할께" 라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야 된다는 겁니다. 328 00:15:02,205 --> 00:15:04,526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329 00:15:04,526 --> 00:15:07,106 우리 모두가 어떤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인데 330 00:15:07,106 --> 00:15:10,863 이 정체성 중에 하나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는 거예요. 331 00:15:10,887 --> 00:15:12,747 제가 뉴욕에 갔는데 택시를 탔어요. 332 00:15:12,747 --> 00:15:14,411 택시 이제 뒷 좌석에 타죠. 333 00:15:14,411 --> 00:15:18,189 타면 이 앞에 붙어있는데, 연극 뭐 관련한 게 붙어있어요 . 334 00:15:18,213 --> 00:15:19,326 그래서 "이게 뭐냐?" 그랬더니 335 00:15:19,350 --> 00:15:20,495 자기 프로필이래요. 336 00:15:20,495 --> 00:15:23,395 "당신 그럼 뭐냐?" 그랬더니 연극배우래요. 337 00:15:23,395 --> 00:15:24,395 택시기사지만 연극을 해요. 338 00:15:24,395 --> 00:15:26,818 그래서 "무슨 배역을 주로 하냐?" 그랬더니 339 00:15:26,818 --> 00:15:28,820 자랑스럽게 자기는 리어왕을 한대요. 340 00:15:28,844 --> 00:15:30,265 오, 리어왕. 341 00:15:30,289 --> 00:15:31,891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342 00:15:31,915 --> 00:15:33,225 리어왕의 멋진 대사죠? 343 00:15:33,225 --> 00:15:35,539 바로 그런 세상이 제가 꿈꾸는 세상이에요. 344 00:15:35,539 --> 00:15:39,217 이 사람이 낮에는 골프 선수이면서 밤에는 작가이고 345 00:15:39,241 --> 00:15:42,041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 배우이고, 은행원이면서 화가 346 00:15:42,065 --> 00:15:44,336 그러면서 은밀하게 또는 공개적으로 347 00:15:44,336 --> 00:15:47,336 우리가 우리의 예술을 해 나가는 것이죠. 348 00:15:47,336 --> 00:15:52,183 1990년에 현대 무용의 전설적인 거장인 마사 그레엄이 한국에 왔어요. 349 00:15:52,207 --> 00:15:53,559 김포공항에 휠체어를 타고 350 00:15:53,559 --> 00:15:57,979 이 90이 넘은 이 거장이 입국하는 장면을 봤는데 351 00:15:57,979 --> 00:15:58,979 기자가 물어 봤어요. 352 00:15:58,979 --> 00:16:01,044 기자들은 보통 이제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죠. 353 00:16:01,044 --> 00:16:02,984 "무용을 잘 할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354 00:16:02,984 --> 00:16:03,868 (웃음) 355 00:16:03,868 --> 00:16:06,424 "한국의 무용학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356 00:16:06,448 --> 00:16:11,202 예, 거장인데. 이게 48년도에 찍은 사진인데 벌써 이때도 이미 거장이셨는데 357 00:16:11,226 --> 00:16:13,393 90년에 그렇게 물어봤던 겁니다. 358 00:16:13,417 --> 00:16:16,077 자. 그랬더니 이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359 00:16:16,101 --> 00:16:17,591 "JUST DO IT" 360 00:16:17,591 --> 00:16:20,018 (웃음) 361 00:16:20,018 --> 00:16:21,512 야... 감동적이었어요. 362 00:16:21,536 --> 00:16:25,604 그 딱 세 단어를 얘기하고는 바로 입국장을 나가셨는데 363 00:16:25,628 --> 00:16:28,835 자,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364 00:16:28,859 --> 00:16:32,561 예술가가 되자, 당장. 지금 당장입니다. 어떻게? 365 00:16:32,585 --> 00:16:33,553 JUST DO IT 입니다. 366 00:16:33,577 --> 00:16:35,167 감사합니다. 367 00:16:35,191 --> 00:16:36,995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