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저녁 18살짜리 아들 지미가 얘기 좀 하자더군요. 그래서 아내 조안과 함께 한참 어린 세 동생을 침대에 눕히고 동화책을 읽어준 다음 저희 침실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미가 들어오더니 문을 닫더군요. 저희가 앉아있던 침대의 맞은편 의자에 앉더니 "엄마, 아빠, 중요한 할 얘기가 있어요. 문제가 있거나 잘못된 건 아니고 그냥 다른 거예요." "그래, 말해봐." 진심어린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하는 말이 "저 게이예요." 숨막히는 침묵이 몇 초 지난 후에 아내가 큰 숨을 들이쉬곤 "지미, 네가 누굴 사랑하든 우리도 사랑할 거야." 아들이 커밍아웃한 건 12년쯤 전인데 솔직히 그때는 아내나 저나 이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미의 안전을 위해서도요. 아버지로서 제가 실패했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지미가 자녀를 얻을 기회를 잃었을 수도 있고요. 전 심장병 전문의입니다. 현대 세계에서 어떻게 잘 살 지에 대한 단서를 사냥하고 수렵하던 선조들의 눈으로 상상하는 걸 좋아하죠. 하지만 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동성애는 후손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자멸하는 전략으로 보이죠.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들보다 자녀 수가 80% 적어요. 그렇다면 몇 세대 안에 멸종할 텐데 역사적으로 어느 문화에서나 심지어는 많은 동물 종에서도 동성애는 작지만 뚜렷한 하위집단이었습니다. 이것이 유전적 오류라면 자연선택에 의해 오래 전에 유전자 풀에서 제거됐겠죠. 제가 이렇게 동성애의 자연적 기원의 수수께끼에 대해 생각하는 와중에 우리 아이들이 자랐습니다. 세 동생들은 지미를 무척 따릅니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과 유머가 있어서 동생들이 즐겁고 편안해 하거든요. 어느날 이 '지미 효과'에 대해 생각하다가 퍼뜩 깨닫게 됐습니다. 동성애란 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생존, 그것도 가족의 생존에 관한 것이라는 걸요.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 상에서 가장 사회적인 종입니다.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생존하는 종이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 품에 안기는 종이죠. 가족을 사랑하고 주변인들과 유대하는 능력이 많은 경우에 우리의 생존과 존폐를 결정합니다. 가장 적합한 개인이 아니라 가장 적합한 가족이 살아남는 거예요. 여러분은 형제자매와 유전자의 50%를 공유합니다. 조카들과는 25%를 공유하죠. 진화의 관점에서 여러분이 하나의 아이를 키우는 것과 형제가 두 아이를 키우는 건 똑같은 유전적 성공입니다. 진화의 관점에서는 공조와 이타심이 제일 중요해요. 동성애는 유전자에 설정된 이타심입니다. 동성애자들은 서로에게 잘하도록 천성적으로 설계된 겁니다. 엘렌 드제너레스가 말한 것처럼요. (웃음) E. O. 윌슨은 다윈 이후로 가장 위대한 진화 생물학자일 텐데 동성애가, 특별한 재능과 독특한 성품으로 집단에 이익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동성애를 박해하는 사회는 스스로 손해인 거죠. 윌슨 교수가 말한 '독특한 성품'이란 무엇일까요? 저희 집안 친구인 제니에 대해 말씀드리죠. 제니는 35살이고 이성애자 독신입니다. 똑똑하고, 재미있고, 섬세하면서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를 찾고 있다고 했죠. 가끔 그런 남자를 만나곤 하는데 "그런 남자들은 꼭 남자친구가 벌써 있더라고요!" (웃음)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이 침실에서 뭘 하고 안 하는지에 집착하지만 이런 독특한 성품과 강한 지적능력이 진화의 관점에서는 더 중요한 겁니다. 과학적 연구를 통해 성적소수자들이 지능이 더 높으며 특히 감성적 지능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IQ가 아주 높은 남녀 아이들이 IQ가 낮거나 평균인 아이들보다 성인이 되어 동성애자일 확률이 두 배 높았습니다. 동성애자 남성을 대상으로 한 심리 검사에서 동성애자들은 연민과 협동에서 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고 적대심에서 낮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러니 미켈란젤로가 이성애자였다면 시스틴 성당에 벽지 도배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거죠. (웃음) 작곡가 샘 오스틴은 "동성애는 진정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자녀에 얽매이지 않게 신이 내린 선물이다."고 했습니다. (웃음) 하지만 오늘날 미국에서 25명 중 2명이 성적 소수자입니다. 다양성은 자연의 비밀 무기입니다. 모든 남성이 동성애자라면 문제가 있겠지만 모든 남성이 전투사라면 매일 전쟁을 하겠죠. 성공적인 인간 문화의 비결은 다양한 재료로 시너지를 내는 겁니다. 동성애는 여러 집단의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잇도록 돕는 촉매와 같습니다. 이성애자들이 동성애를 못마땅해 하는 건 빵의 있는 밀가루가 이스트를 못마땅해 하는 것과 같아요. 우리의 유전자가 하드웨어라면 후성유전은 소프트웨어입니다. 여러분 유전자에는 다양한 유전정보가 다운로드되어 있지만 그 중에 어느 버전이 환경에 최적일지 후성유전이 선택하는 겁니다. 아마 모르셨겠지만 개미도 굉장히 사회적인 종이고 후성유전 체계가 사람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 개미들은 일란성 쌍둥이 자매입니다. 유전자 시퀀스가 정확히 같은데도 여기 일꾼개미는 음식을 찾아 바쁘게 다니는 똑똑한 일꾼이고 오른쪽의 병정개미는 보시다시피 적을 물리치는 건장한 개미입니다. 여왕개미가 자라는 개미들에게 서로 다른 후성유전 표시를 붙여서 이걸 후천적으로 조절합니다. 그래서 개미집이 공격 받을 때는 병정개미가 되게 하는 유전자가 발현되도록 표시를 붙이고 개미집에 식량이 부족할 때는 다른 표시를 붙여서 후천적으로 일꾼이 만들어지게 하는 겁니다. 이 후성유전을 통해 후성유전의 역동적 능력이 우리 유전자 발현을 바꾸고 현재 조건에서 우리와 가족이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특성을 지니고 태어나는 겁니다. 여러분도 동성애 유전자가 있을 거예요. 하지만 어머니 뱃속에서 그 유전자가 켜지지 않는 한 DNA 안에 조용히 잠자는 거죠. 최근 UCLA의 획기적인 연구에서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가 섞인 남성 집단에서 아홉 군데의 후성유전적 표시를 확인함으로써 성적 지향을 70% 확률로 예측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자궁 내 어떤 조건이 동성애자 유전자를 발현시킬까요? 남자의 경우 어머니의 자궁을 거쳐간 아들의 수에 비례하여 동성애자가 증가합니다 친형이 한 명 있을 때마다 동성애자로 태어날 확률이 33% 증가해요. 우리가 피임약을 개발하기 한참 전에 자연은 산아 제한의 방법으로 동성애를 고안해 냈습니다. 이성애자 남성 네 명이 태어나면 자연은 "이제 그만 됐어!"라고 하죠. 어머니의 면역 체계가 후성유전적 스위치를 켜서 동성애자 남성이 가족에 등장하는 겁니다. 이 아이는 다음 세대에서 더 많은 식구로 집단에 부담을 주지 않을 거란 거죠. 많다고 늘 좋은 건 아니니까요. 누가 여자를 얻느냐로 싸우다가 형제를 죽이지도 않을 거고요. 다행히 현대의 성적 소수자들은 아이를 가질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제 느낌에도 동성애자 아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먼저 손주를 안겨줄 것 같아요. X 염색체에 있는 또 다른 유전자는 '남자를 사랑하는 유전자'라고 불립니다. 이게 여성에게서 나타나면 일찍 짝을 맺어 아이를 많이 낳지만 남자에게 나타나면 동성애 성향을 갖게 되거든요. 이것 또한 자녀와 손자가 많아질 가족에 가끔 동성애자 아들이 태어나게 해서 가족을 조절하고, 단란함을 좋아하고 전체 가족이 생존할 가능성을 높이게 하는 유전자입니다. 죄송하단 말씀 드릴 부분은 성적 지향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여자보다 남자 대상이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제 발표도 주로 남성에 관한 내용이에요. 물론 여성 동성애 또한 가족과 공동체에 이익을 가져오는 자연 변종일 거라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지미는 형이 없지요. 왜 지미는 동성애자일까요? 조안이 지미를 임신했을 때 가슴에서 커다란 암을 발견했습니다. 목에는 전이암이 있었고요. 무서운 시간이었죠. 지미를 품고 만삭일 때 가슴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미에게 험난한 출발이었죠. 기적적으로 두 사람 다 견뎌냈고 지금은 아주 건강합니다. 하지만 사실 산전의 극심한 스트레스는 동성애 성향을 갖게 합니다. 이 연구에서 남성 동성애자 중 37%는 어머니가 산전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말한 반면 이성애자 남성들은 3%만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여왕개미 같은 겁니다. 어머니가 아기에게 후성유전적 표시를 붙여서 가족 미래의 안녕을 돕도록 아이의 성향을 바꾸는 거죠. 마치 어머니가 아이에게 "지금 난 힘들어. 우리 가족이 함께 하도록 날 도울 착하고 똑똑한 동맹이 필요해."라고 말하는 셈이죠. 요약하자면 한 가족에 아이가 많은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면 자연적으로 후성유전적인 스위치를 켜서 동성애 유전자를 켜는 겁니다. 이를 통해 성적 지향을 바꾸고 감정 지능이 높아지도록 뇌 발달이 바뀌는 겁니다. 전 지미가 동성애자로 태어났을 거라 믿습니다. 아이 돌 잔치 때 사진인데요. (웃음) 지미가 세 살일 때 하는 말이 "엄마, 난 크면 아빠랑 결혼할래." (웃음) 어떤 부모님들은, 물론 좋은 뜻으로 아이들을 멀리 보냅니다. 기도로 동성애를 물리치는 캠프로요. 아이의 눈동자 색깔을 갈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캠프에 한번 보내보시죠. 그렇게는 안 돼요! 하지만 지미는 우리 가족을 연결하는 딱풀과 같습니다. 동생 에반이 술집에서 싸우다가 맞고 오든 여동생 캐롤라인이 남자친구에게 차이든 다른 동생 캐쓸린이 위키피디아를 표절했다가 걸리든... (웃음) 아이들은 지미와 얘기하면 눈 앞의 문제보다 큰 것이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는 걸 압니다. 이야기를 짓는 능력은 아일랜드인의 중요한 생존 기술입니다. 162년 전 여기 더블린에서 위대한 작가 중 하나가 태어났죠. 오스카 와일드요. 오스카는 옥스퍼드 대로 도망가서 보우지 더글라스라는 젊은 시인을 만납니다. 긴 시간에 걸친 두 사람의 공개적 동성애 관계는 보우지의 아버지인 퀸즈베리 공을 분노하고 창피하게 만들었죠. 제가 지어낸 얘기가 아닙니다. (웃음) 공은 너무 화가 나서 오스카를 성추행으로 체포당하게 해서 2년간 지하감옥에 던져넣고 육체노동을 하게 하죠. 오스카는 3년 후 젊은 나이에 죽습니다. 이렇게 적었죠. "늘 적을 용서해라. 그만큼 그들을 열받게 하는 건 없다." (웃음) 그러나 요즘은 공개적인 동성애 혐오가 미묘한 동성애자 차별로 대체되고 성적 소수자들이 2등 시민으로 간주되곤 합니다. 보이 조지가 말하길 "동성애자는 성관계를 가지고 이성애자는 사랑을 한다는 환상이 있다. 그건 아주 틀렸다. 우리 모두는 사랑 받길 원한다." 저도 동의합니다. 없이 살면 힘든 것들이 많이 있지만 사랑이 가장 중요하죠. 집안 화장실과 휴지도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겠지만요. (웃음) 한 가지 연구를 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한 마음 아픈 연구인데요. 미국의 십대들을 살펴보니 성적소수자들이 괴롭힘을 당할 확률이 두 배 높고 자살 시도할 확률이 다섯 배 높았습니다. 십대 동성애자 중 29%가 자살을 시도했어요. 지금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동성애 성관계를 가지는 게 불법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사형으로 처벌하죠. 공산국가에서는 감옥에 보냅니다. 인도에서는 14년에서 종신형까지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자연의 법칙에 반한다'는 이유로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자연은 특정 시대와 장소에 동성애를 처방함으로써 주변이들의 번성을 돕도록 이런 특성을 가진 이들을 기부하는 겁니다.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는 것은 계속해서 성적 소수를 단죄하는 겁니다. 이들은 혼란스럽거나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치료 받거나, 벌 받거나 따돌림 받아야 할 이들이 아니라 본연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포용 받을 존재입니다. 그들은 우리를 더 낫게 만듭니다. 30년 전에 제가 어린 아들을 안고 있을 때 그 아이가 자라서 동성애자가 될 거라고 했다면 전 크게 상심했을 겁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어머니 자연은 자기 할 일을 알고 있었어요. 오랜 진화를 거쳐오면서 단련된 자연의 날카로운 지성이 우리 가족에 동성애자 아들이 필요함을 본능적으로 안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동성애자에 대한 과학은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하지만 지미의 아버지로서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건 지미는 본인이 가져야 할 모습 그대로이며 그 아이 덕에 우리 가족이 더 강하고 행복하다는 겁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성(性)을 분리할 수 있겠습니까? 동성애자 남성과 여성이 인류에 중요하단 걸 아시겠어요? 우리는 개미와 같습니다. 집단으로서 우리의 능력은 다양성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 (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