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VTT 00:00:06.433 --> 00:00:08.814 자 이렇게 생각을 해봅시다. 00:00:09.244 --> 00:00:12.345 여러분들 앞에 막대기가 하나 있습니다. 00:00:13.030 --> 00:00:16.610 막대기는 길쭉하게 생겼고,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00:00:17.393 --> 00:00:21.063 가로로 누워 있는 이 막대기를 세로로 세워보고, 00:00:21.063 --> 00:00:25.303 그리고 세로로 서 있는 막대기를 다시 가로로 눕혀보는 00:00:25.303 --> 00:00:29.374 이 단순한 시도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뀌고 00:00:29.374 --> 00:00:32.374 얼마나 새로운 것들이 생겨나는지 00:00:32.374 --> 00:00:35.854 오늘은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00:00:39.293 --> 00:00:42.823 무키무키만만수 아시나요? (네) 00:00:42.823 --> 00:00:46.573 네 무키무키만만수라는 인디밴드가 있습니다. 00:00:47.374 --> 00:00:51.374 여성 2인조 이구요. 이분들은 참 희한한 악기를 연주합니다. 00:00:51.974 --> 00:00:56.564 이 악기는 보시는 바와 같이 장구와 아주 똑같이 생겼어요. 00:00:56.993 --> 00:00:59.233 그런데 장구는 우리 잘 아시잖아요. 00:00:59.233 --> 00:01:04.926 장구는 바닥에 내려놓고 앉아서 이렇게 치거나 아니면 서서 칠 때도 00:01:04.926 --> 00:01:07.926 가로로 메고 양쪽을 이렇게 치지요. 00:01:07.926 --> 00:01:12.336 근데 무키무키만만수는 장구를 이렇게 세로로 세웠습니다. 00:01:13.374 --> 00:01:17.250 자세히 보시면 페달이 있어서 페달을 밟으면, 아랫면을 치구요. 00:01:17.250 --> 00:01:20.250 옆에보면 심벌즈도 세워 놓았어요. 00:01:20.250 --> 00:01:23.079 이 사람들이 공연하는걸 보면 00:01:23.079 --> 00:01:26.079 서양식 드럼을 치는 것처럼 위에서 막 치는데 00:01:26.079 --> 00:01:31.859 소리는 뚜당 뚜당 소리가 나면서 기묘하고 친숙한 이상한 느낌을 줍니다. 00:01:33.210 --> 00:01:37.210 전통적인 것 같기도 하고 새로운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00:01:38.516 --> 00:01:41.526 이 악기의 이름도 재미있습니다. 00:01:41.526 --> 00:01:46.056 장구인듯 장구가아닌 이 악기의 이름은 ‘구장구장’입니다. 00:01:46.416 --> 00:01:49.116 구장구장구장구장구..... 00:01:49.116 --> 00:01:51.796 장구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죠. 00:01:54.836 --> 00:01:58.897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저는 95학번인데 00:01:59.667 --> 00:02:03.357 제가 대학생일 적만 해도 신문은 세로쓰기를 했습니다. 00:02:04.107 --> 00:02:08.123 여기 계신 분들 중에도 세로쓰기 신문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00:02:08.123 --> 00:02:10.723 계신 분들 손 한번 들어보겠어요? 00:02:10.723 --> 00:02:13.043 세로 쓰기 신문을 기억하시는분. 00:02:15.066 --> 00:02:21.629 지금 보시는건 1997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하게 18년 전 00:02:21.629 --> 00:02:24.629 오늘자 신문의 제1면입니다. 00:02:24.629 --> 00:02:29.629 오른쪽 위에 신문의 이름이 있고,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게 되어있죠. 00:02:31.337 --> 00:02:37.095 그런데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게 00:02:37.095 --> 00:02:40.095 제가 어렸을적만 해도 모든 책들은 가로쓰기를 이미 하고 있었어요. 00:02:40.095 --> 00:02:43.485 저희 부모님 세대의 책에는 세로쓰기로 된 책도 있었지만 00:02:43.819 --> 00:02:48.959 저희 세대에는 교과서든 소설이든 모든 책이 이미 가로로 쓰여 있었습니다. 00:02:50.180 --> 00:02:56.080 그렇다면 도대체 신문은 왜 그렇게 오랫동안 세로쓰기를 고수했을까요? 00:02:57.891 --> 00:03:02.911 꼭 그렇게 했어야만 할 특별한 이유는 사실상 없었습니다. 00:03:03.850 --> 00:03:05.600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었죠. 00:03:06.154 --> 00:03:09.336 신문이라는 것은 으레 세로로 쓰여있는 것이었고 00:03:09.336 --> 00:03:12.336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세로쓰기가 진행되었고 00:03:12.336 --> 00:03:15.654 만드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00:03:15.654 --> 00:03:18.654 세로쓰기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았습니다. 00:03:18.654 --> 00:03:23.778 그러다가 1988년 00:03:23.778 --> 00:03:26.778 어느 한 중앙일간지가 전면적으로 가로쓰기를 도입했지요. 00:03:26.778 --> 00:03:33.143 수십 년 동안 세로로 서 있던 문장들을 가로로 전부 다 눕혀버리자 00:03:33.143 --> 00:03:36.143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까요? 00:03:36.143 --> 00:03:37.913 아무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00:03:38.387 --> 00:03:40.727 가독성만 더 좋아지고 읽기가 더 편해진거죠. 00:03:40.737 --> 00:03:44.207 사람들이 ‘어? 이거 편한데? 괜찮은데?’ 00:03:44.877 --> 00:03:50.017 점점 그래서 신문들이 하나 둘씩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옮겨갔습니다. 00:03:50.980 --> 00:03:55.175 그래서 2015년 현재 00:03:55.175 --> 00:03:58.175 세로쓰기를 고수하는 신문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00:03:58.175 --> 00:04:03.606 오히려 지금은 모든 것이 가로쓰기가 되어있기 때문에 00:04:03.606 --> 00:04:06.606 세로쓰기로 된 걸 보면 오히려 신선할 정도죠. 00:04:06.606 --> 00:04:14.532 누운 것을 세워보고, 세운 것을 눕혀보는 00:04:14.532 --> 00:04:17.532 정말 이 간단한 시도만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이 열립니다. 00:04:17.532 --> 00:04:23.812 1940년대에, 미국 화가 잭슨 폴록은 캔버스를 눕혔습니다. 00:04:25.075 --> 00:04:29.505 우리나라에서야 좌식생활을 하고 화선지를 바닥에다 내려놓고 00:04:29.730 --> 00:04:32.716 내려다보면서 그림을 그리는 게 전통적인 방식이었지만 00:04:32.716 --> 00:04:35.716 서양에서는 그렇지가 않았죠. 00:04:35.716 --> 00:04:41.696 서양 화가들은 이젤에다가 캔버스를 받쳐놓고 앞을 보며 그림을 그립니다. 00:04:42.937 --> 00:04:48.627 그런데 이젤에서 캔버스를 떼어서 바닥에다가 눕혀 놓자 00:04:48.627 --> 00:04:53.055 잭슨 플록은 캔버스 주변을 폴록 폴록 뛰어다니면서 00:04:53.055 --> 00:04:56.055 물감을 흩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00:04:56.055 --> 00:05:01.345 그 우연성, 붓으로 그리는 것과는 다른 느낌의 강렬함 00:05:02.121 --> 00:05:06.552 그리고 폴록이 이렇게 저렇게 뛰어다니면서 00:05:06.552 --> 00:05:09.552 그 위를 돌아다닌 그 궤적의 운동성 00:05:09.552 --> 00:05:13.122 그런것들이 최초로 캔버스에 깃들게 되었습니다. 00:05:15.371 --> 00:05:19.869 그는 이렇게 캔버스를 눕히고 뛰어다니는 기법으로 인하여 00:05:19.869 --> 00:05:22.869 액션 페인터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00:05:22.869 --> 00:05:25.773 그리고 추상표현주의는 00:05:25.773 --> 00:05:28.773 액션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달게 되죠. 00:05:28.773 --> 00:05:32.043 제가 전통 한옥에서 정말 좋아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00:05:33.513 --> 00:05:38.053 들장지문이라는 것인데요. 이런 문 보신 적 있으신가요? 00:05:40.047 --> 00:05:42.653 문을 이렇게 접어서 00:05:42.653 --> 00:05:48.076 위쪽으로 지붕 아래 갈고리에다가 척 걸쳐놓을 수 있는 거죠. 00:05:48.076 --> 00:05:51.706 지금 생각하면 참 신기한 시스템입니다. 00:05:51.706 --> 00:05:57.586 안과 밖을 분리하는 벽이 접어서 없어지는 겁니다. 00:05:58.254 --> 00:06:03.314 그리고 공간 안을 구획하던 벽도 활짝 열려버릴 수 있는거에요. 00:06:05.135 --> 00:06:08.495 제가 이 들장지문을 가장 충격적으로 본 것은 00:06:09.273 --> 00:06:12.453 보길도에 있는 고산 윤선도가 지은 00:06:12.802 --> 00:06:15.282 세연정이란 정자에 갔을때 였는데요. 00:06:16.246 --> 00:06:19.246 정자지만 규모가 꽤 있는 큰 집이었습니다. 00:06:20.478 --> 00:06:27.585 그런데 모든 문을 다 접어서 척 위로 올려버리면 00:06:27.585 --> 00:06:30.585 갑자기 벽이었던 것이 다 사라지고 기둥만 남는거에요. 00:06:30.585 --> 00:06:34.029 문이라는 것은 보통 경첩이 옆에 달려있죠. 00:06:34.029 --> 00:06:37.029 그렇게 문을 이런식으로 엽니다. 00:06:37.029 --> 00:06:40.579 그런데 들장지문은 경첩이 위쪽에도 달려있어요. 00:06:40.764 --> 00:06:45.934 그래서 문을 가로 형태로도 세로 형태로도 열 수 있는거죠. 00:06:46.221 --> 00:06:49.657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 힘든 개념이지만, 00:06:49.657 --> 00:06:52.657 옛날엔 저런 식으로 많이 지었습니다. 00:06:52.657 --> 00:06:57.697 한때 벽이었던 것이 접어서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는 그 개념은 00:06:58.361 --> 00:07:04.241 우리가 가진 집에대한 개념을 얼마나 가변적으로 만듭니까. 00:07:04.892 --> 00:07:10.616 제가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할게요. 00:07:10.616 --> 00:07:13.616 배명훈 작가가 쓴 <타워>라는 SF소설집이 있습니다. 00:07:13.616 --> 00:07:19.446 이 책의 배경은 674층짜리, 아주 거대한 빌딩이예요. 00:07:21.179 --> 00:07:25.809 그리고 그 자체로 인구 50만 명이 사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00:07:28.868 --> 00:07:31.583 이 건물이 너무너무 높다 보니까 00:07:31.583 --> 00:07:34.583 그냥 걸어서 위층까지 올라갈 수는 도저히 없어요. 00:07:34.583 --> 00:07:38.553 그래서 엘리베이터가 자연스럽게 기간시설이 됩니다. 00:07:39.839 --> 00:07:42.409 이 책에는 아주 재미있는 개념이 나오는데요. 00:07:43.195 --> 00:07:46.275 ‘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라는 거에요. 00:07:47.170 --> 00:07:48.590 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 00:07:49.139 --> 00:07:54.367 수직주의자는 기간시설인 엘리베이터를 장악하고 있고 00:07:54.367 --> 00:07:57.367 수직적 위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이에요. 00:07:57.367 --> 00:07:59.897 국가의 요직을 많이 차지하고 있구요. 00:08:01.771 --> 00:08:08.721 수평주의자는 엘리베이터로 실려 올라온 짐을 그 한 층 안에서 지고 00:08:09.146 --> 00:08:14.056 걸어서 이동하면서 짐을 날라주는 육체노동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00:08:15.386 --> 00:08:20.384 이사람들은 수직적 위계보다는 00:08:20.384 --> 00:08:23.384 수평적인 권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구요. 00:08:23.384 --> 00:08:25.804 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 00:08:26.508 --> 00:08:28.138 참 상징적인 개념이죠. 00:08:29.389 --> 00:08:34.229 SF 소설이 아니라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역사를 돌이켜봐도 00:08:35.449 --> 00:08:41.979 이와 비슷한 유형의 철학과, 그 사이의 갈등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00:08:42.577 --> 00:08:46.919 이 책 안에서도 00:08:46.919 --> 00:08:49.919 수직주의자와 수평주의자들은 자연스레 대립하게 됩니다. 00:08:49.919 --> 00:08:55.056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00:08:55.056 --> 00:08:58.056 1789년 프랑스대혁명도 절대왕권으로 상징되는 수직적인 위계를 00:08:58.056 --> 00:09:01.586 밀어서 수평적으로 넘어뜨린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00:09:05.303 --> 00:09:08.313 여러분들은 티셔츠를 어떻게 정리하시나요? 00:09:10.553 --> 00:09:14.823 일본에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라는 분이 있는데 00:09:15.394 --> 00:09:19.224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란 책을 썼어요. 00:09:20.006 --> 00:09:22.516 이 책을 읽고 참 많은깨달음을 얻었는데요. 00:09:24.296 --> 00:09:29.096 이분이 충고하기를 모든 것들을 세워서 정리 하라는 겁니다. 00:09:30.249 --> 00:09:33.629 그 편이 공간효율이 훨씬 낫고 쓰기에도 편리하다는 거죠 00:09:36.289 --> 00:09:43.033 티셔츠 한장을 개어서 바닥에 놓아보면 00:09:43.033 --> 00:09:46.033 그것은 그렇게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당연한 순리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00:09:46.033 --> 00:09:50.825 하지만 이 분의 충고에 따라서 00:09:50.825 --> 00:09:53.825 서랍에 티셔츠를 착착착 잇대어서 세워서 정리해 보면은 00:09:53.825 --> 00:09:57.065 정말 그분의 책 제목처럼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00:09:58.147 --> 00:10:01.817 일단 서랍을 열면 제가 가진 티셔츠들이 한 눈에 다 들어오죠. 00:10:02.967 --> 00:10:06.187 보통 티셔츠는 누워있게 순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00:10:06.187 --> 00:10:09.187 티셔츠를 착착착 쌓아서 정리합니다. 00:10:09.187 --> 00:10:14.154 그러면 서랍을 열었을때 제일 위에 있는 것만 보이고 00:10:14.154 --> 00:10:17.154 밑에 있는걸 찾으려면 들추어 보아야 되죠. 00:10:17.154 --> 00:10:21.594 그리고 티셔츠를 세로로 세워서 정리를 하면 00:10:22.137 --> 00:10:26.727 제일 아래쪽에 있는 티셔츠들이 그 위쪽에 있는 무게에 눌려서 00:10:26.727 --> 00:10:29.727 납작해지는 일도 없어집니다. 00:10:29.727 --> 00:10:33.665 저는 한번 이렇게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서 00:10:33.665 --> 00:10:36.665 티셔츠를 이렇게 세로로 세워서 정리하고 난 뒤에는 00:10:36.665 --> 00:10:39.035 계속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00:10:40.075 --> 00:10:42.695 여기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죠. 00:10:44.008 --> 00:10:46.778 티셔츠는 누워만 있는 것이 아니다. 00:10:48.795 --> 00:10:50.985 사실은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집니다. 00:10:51.747 --> 00:10:56.337 누워 있는걸 세워 보고, 세워져 있는 걸 눕혀 봅시다. 00:10:58.219 --> 00:11:03.169 자 그러면 다시 여러분들 앞에 막대기가 하나 있습니다. 00:11:04.794 --> 00:11:08.254 사람들은 이것을 ‘현실’이라고 부릅니다. 00:11:09.044 --> 00:11:11.174 그건 원래 거기 있었습니다. 00:11:12.417 --> 00:11:16.297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그건 원래 그런 거예요.’ 00:11:16.522 --> 00:11:21.352 ‘그건 원래 그런 거예요.’ 글쎄요. 정말로 그럴까요? 00:11:22.447 --> 00:11:25.676 1960년대에 아주 유명했던 00:11:25.676 --> 00:11:28.676 안젤라 데이비스라고하는 운동가가 있습니다. 00:11:28.676 --> 00:11:33.716 그 흑백차별이 심하던 60년대에 흑인 인권운동가였고, 00:11:34.647 --> 00:11:39.184 그 자신이 여성이자 페미니스트였고, 00:11:39.184 --> 00:11:42.184 양성애자였고,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벌였고, 00:11:42.184 --> 00:11:46.954 그리고 그 냉전 시대에 공산당 당수이기까지 한 인물이었습니다. 00:11:48.471 --> 00:11:55.510 말하자면 자신을 겹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벽들에 00:11:55.510 --> 00:11:58.510 온몸을 부딪쳐서 그 벽들을 쓰러뜨리고자 노력했던 사람이었죠. 00:11:58.510 --> 00:12:00.230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했나면 00:12:01.313 --> 00:12:04.833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라고 했습니다. 00:12:05.797 --> 00:12:08.257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 00:12:10.122 --> 00:12:15.158 우리를 둘러싼 현실이라는 것은 00:12:15.158 --> 00:12:18.158 이런 막대기들이 수천, 수억 개씩 쌓여있는 것과 같습니다. 00:12:18.158 --> 00:12:22.068 사람들은 다 그건 ‘원래 거기’ 있었다고들 말합니다. 00:12:23.680 --> 00:12:28.950 하지만 그 수많은 막대기 중에 아주 작은 단 한개라도 00:12:28.950 --> 00:12:31.950 누워 있는 것을 세워보고, 세워 있는걸 눕히는 00:12:31.950 --> 00:12:35.727 아주 단순한 시도라도 해 \본다면 00:12:35.727 --> 00:12:38.727 무언가 아주 작은 거라도 달라집니다. 00:12:38.727 --> 00:12:42.367 막대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00:12:43.957 --> 00:12:48.065 누군가 그런 시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00:12:48.065 --> 00:12:51.065 우리는 지금까지도 신문을 세로로 읽고 있을 겁니다. 00:12:51.065 --> 00:12:57.704 이건 그저 작은 막대기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00:12:57.704 --> 00:13:00.704 거대하고 단단해 보이는 현실의 벽에서도 마찬가집니다. 00:13:00.704 --> 00:13:04.307 우리 앞을 가로막는 부정의하고 00:13:04.307 --> 00:13:07.307 불평등하고, 아름답지 못한 현실의 벽. 00:13:07.307 --> 00:13:11.584 그것이 너무나 높고 단단해서 도저히 우리 힘으로는 00:13:11.584 --> 00:13:14.584 쓰러릴 수 없을 것 처럼 느껴진다 하더라도 00:13:14.584 --> 00:13:17.244 우리는 사실 그것을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00:13:18.462 --> 00:13:23.622 누구도 침범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절대왕권도 무너졌는걸요. 00:13:25.593 --> 00:13:31.858 여러분들 앞에 있는 현실의 벽을 온 몸을 부딪혀서 00:13:31.858 --> 00:13:34.858 밀어서 넘어뜨려 다리를 놓아 보십시오. 00:13:34.858 --> 00:13:38.649 그리고 그 다리를 걸어가서 00:13:38.649 --> 00:13:41.649 조금은 더 재미있고, 조금은 더 아름답고 00:13:41.649 --> 00:13:45.649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나 보십시오. 00:13:46.697 --> 00:13:48.277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