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이렇게 이른 시간에
스네어 드럼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아무튼 이렇게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셔서 고맙습니다
허비 행콕씨와 멤버분들의
멋진 연주도 감사드립니다
정말 흥미로왔던 것은
악기를 다루는 손과 기술의 조화,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귀기울여 보라고 했던 그의 말이었습니다
물론, 음악을 듣는 일이 제 직업의 전부구요
저의 목표는 세상 사람들에게 음악듣는 법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게 제 인생에서 유일한 목표죠
쉬워 보이지지만, 정말로 대단한 일이에요
왜냐면 말이죠, 예를 들어 악보를 볼때
가방을 좀 열어볼께요 -- 가지고 온 게 있을거에요
악보를 보면 조그만 검은 점들로 가득차 있죠
악보를 펼치고 음악을 읽어 내려가는 겁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전 단지 이 악보를 읽는거죠
지시대로 따라 가는거에요, 박자나 강약 표시대로
악보가 하라는 대로 따를 뿐입니다.
그러니까--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요
조금만 연주를 해서 들려 드리는게 이해가 빠르겠네요
별로 어렵지 않은 곡인데요
여기보면 꽤 빠른 곡이라고 되어 있네요
드럼의 어느 부분를 쳐야 하는지 쓰여있구요
스틱의 어느 부분으로 쳐야 하는지도 써 있네요
강약 표시도 되어 있구요
그리고, 드럼은 스네어(울림줄)를 풀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스네어가 있는 상태고, 이제 풀었습니다
자 그럼, 악보대로 해석을 해보자면 이런 느낌이죠
이런 느낌이죠. 이런 식이면 5년안에 일을 그만둬야 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음악가라면 악보에 없는 것도 연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업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로 표현하거나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죠
악기가 없어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 조그만 드럼의 표면을 더듬어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것들이요
방금 전은 악보를 '해석'한 경우였고, 이제 악보를 '이해'한 연주를 들어보시죠
이 정도면 5년보다는 좀 더 일할 수 있겠네요.
어떤 면에서는 이런 거와 마찬가지죠.
당신을 보면, 분홍색 옷을 입은 멋진 젊은 여성분이고
테디베어를 꼭 끌어안고 있고, 기타 등등
당신을 보면서 어떤 모습이고, 무엇을 좋아할까
직업은 뭘까, 기타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건 단지 첫인상일 뿐이에요
눈으로만 보고 갖게되는 첫느낌이요.
그리고 나름대로 이해하려 하지만, 단지 겉모습만 봤을 뿐이죠.
똑같아요. 악보를 보고 기본적인거부터 생각합니다
어려운 부분은 뭔지, 어떻게 연주해야 하는지
이건 단지 기본적인 느낌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허비행콕씨가 이런 말을 했죠. "제발 들어요, 들어보세요"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소리부터 들어야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요
예를 들어서, 스틱을 잡을 때요. 쓰여진대로 꽉 잡고 치면
팔을 통해 전달되는 충격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스틱과 드럼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스틱을 아무리 꽉 잡아도 그런 느낌이 들죠
이상하게도 꽉 잡으면 잡을수록 분리되는 느낌은 더 합니다
만약 살짝 풀어서 잡고, 손이나 팔이 가는대로 그냥 받쳐주듯이 치면요
갑자기-- 힘을 덜 들이고도 더욱 역동적으로 변합니다. 훨씬 더요
그래서 결국, 스틱이나 드럼과 하나가 된듯이 느껴집니다
점점 더 힘도 덜 들게되구요
그러니까 이런 방법으로 악기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겁니다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해요
단지 상대를 해석하는 것이아니라, 이해하기 위해서요
예를들어서, 몇 소절만 연주해 볼께요
연주의 기술적인 면만 생각한다면요
단순히 타악기 연주자라고 한다면
이런 느낌이죠. 그런데 음악가라면 말이죠
이런 식이죠. 여기에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
작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제가 12살 때 있었던 일인데요
팀파니와 타악기를 막 배우려고 할 때, 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음악은 들을 수 있어야 하는건데"
제가 대답했죠. "네 그래요. 그런데 뭔가 문제죠?"
선생님 말씀이, "이 소리는 어떻게 들을거지? 저 소리는 어떻게 듣니"
"그럼 선생님은 어떻게 듣는데요?"
"여기를 통해서 듣는거지"
전 대답했습니다. "음, 저도 그래요. 그런데 저는 손을 통해서도 듣고
팔이나, 광대뼈, 머리, 배, 가슴, 다리 같은 곳으로도 듣거든요"
그리고, 수업은 늘 드럼을 조율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요
특히 케틀드럼이나 팀파니같은 악기들의
아주 미세한 음정을 조율하는거죠, 예를들면 --
이런 차이를, 좀 더... 그리고 좀 더...
놀라운 것은, 몸을 활짝 펴고
그리고 손바닥을 열어서 진동이 여기를 통해 전해지도록 하면
정말로 아주 미세한 음정의 차이가
손가락의 이 작은 부분을 통해서도 느껴진다는 거에요
그래서 결국 우리는 연습실 벽에 손을 대고
선생님과 함께 악기의 소리를 손끝으로 들으면서
그 소리들과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훨씬 더 많은 소리를 단순히 귀에 의지하지 않고도 들을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귀는 -- 그러니까, 온갖 것들의 영향을 받잖아요
우리가 있는 방, 소리의 증폭, 악기의 질,
스틱의 종류..
기타 등등, 모두가 다르죠
같은 힘으로 쳐도, 음색은 달라집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도 마찬가지에요.
똑같은 사람이지만 우리는 각자의 음색을 갖습니다.
독특한 개성, 성격, 취미,
그 외에 모든 것이 다르죠
그리고, 좀 더 나이가 든 후에, 런던에 있는 왕립음악원에 오디션을 보러 갔습니다
거기서 이런말을 했어요. "당신을 입학시킬 수 없습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음악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가 없어요"
전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죠. "그럼 말이죠. 만약에 절 거절한다면..
만약에 제 입학을 거절하는 이유가 그것 뿐이고,
연주 실력이나 소리를 만들어내는 예술에 대한
이해와 열정을 무시한다면,
누구를 진짜로 합격시켜야할지 깊이 생각해보셔야 할거에요"
그리고 결국, 사소한 난관과 두번의 오디션을 거친후에
저의 입학을 허락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고,
이 일을 통해서 영국 전체 음악학교들의
입학규정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죠
어떠한 이유로도 입학지원을 거절할 수 없도록 규정이 바뀐 거에요
설령 팔과 다리가 없는 불구의 상태라 하더라도
악기를 스탠드에 올려놓고 입으로 불어서 연주할 수 있으니까요.
어떤 신체조건이라도 이를 이유로 입학을 거부할 수 없고
모든 지원자의 연주를 반드시 직접 듣고, 느낀 후에
음악적 재능에 근거해서 입학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 결과로, 대단히 흥미로운 재능을 가진 많은 학생들이
여러 음악학교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학생들의 대다수가
전 세계에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구요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점은 말이죠
(박수)
흥미로운 점은 모든 사람들이 음악과 교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음악은 우리의 일상을 치유해주는 치료제와 같다는 점을 잘 알고 있죠
음악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소리 자체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음악가로서 저는 특별한 일들을 경험했는데요
15살짜리 아이가 있다고 치죠
엄청난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에요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소리도 못 듣고, 볼 수도 없고, 등등
어느 날, 그 아이가 이 악기에 가까이 앉습니다
혹은 어쩌면 이 마림바 밑에 누울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그때 당신은 오르간을 치듯이 연주를 합니다
적당한 스틱이 없긴하지만, 어쩌면 --
이런 느낌이요-- 바꿔잡아야 겠네요
너무도 단순하지만
어쩌면 그 아이는 뭔가 저와 다른 소리를 느낄 수도 있어요
왜냐면 전 소리를 위에서 듣고 있고
이 방향으로 들려오는 소리죠
그 아이는 이 공명기를 통해서 전해지는 소리를 듣게 되죠
만약 공명기가 없다면, 이렇게 들리겠죠
그래서 그는 더 풍부한 소리를 느끼게 됩니다.
이 앞줄에 계신 분들도 느끼지 못하고, 훨씬 뒷줄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소리죠
우리 각자가 어디에 앉아 있느냐에 따라
다른 소리를 경험하게 됩니다. 전혀 달라요
물론, 소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어떤 소리를 만들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이런 소리죠
뭔가 들리시나요?
당연하죠. 건드리지도 않았거든요
그래도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은 들죠
나무의 흔들림을 보면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상상하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이해되시나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 그 곳에는 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제나, 늘상 그 엄청난 --
말하자면, 만화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과도 같죠
제가 하는 연주들은 모두, 제가 경험했던 것들에서 나옵니다
악보로 배우거나, 다른 사람이 분석한 내용을 따른다거나
특별히 음악 시디를 사모은다거나, 그렇게 배운게 아니에요
왜냐면 그것들은 꾸밈없고 근본적인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부족하고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충분히 느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공연장에서는 이런 음의 강약이 잘 전달되겠죠
하지만 다른 공연장에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연주는 아마 이렇게 --
이해되시나요? 이렇게 소리를 접하는 다양한 방법들은
특히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런 방법은 음악원뿐만 아니라 특수학교에서
음악을 대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지 치료목적이 아니더라도요--
물론, 음악과 관련된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분명히 치료목적도 있다고 할 수 있죠.
제가 말하고 싶은건, 연주회장을 만들때 음향전문가들은 반드시 홀의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거에요. 정말 좋은 음향시설을 가진 콘서트홀은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데요
음향시설만 잘 되어 있다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연주를 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작고, 부드럽고, 은은한 소리도 넓고,
크고, 놀라운 소리로 퍼져나가죠. 그런데 보통은 뭔가 --
저 위에서는 듣기 좋지만, 이쪽에서는 별로이고
저쪽은 휼룽한데, 저 위는 끔찍한 소리고
저쪽은 끔찍하고, 이쪽은 들을만하고, 기타 등등
진짜 제대로된 콘서트홀을 찾는 건 기적같은 일이죠.
상상하는 그대로 연주할 수 있는 그런 홀이요
장식이 화려할 필요도 없어요
그래서, 실제로 음향전문가들은 청각장애자들과 음악가들의
의견을 듣고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참 재밌는 일도 있는데요
연주회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지금 자세하게 얘기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고정관념을 가진 많은 사람들로부터
수년 동안 늘 이런 말을 들어왔습니다
"세상에, 저 사람들 소리를 어떻게 듣는거지? 귀머거리잖아."
단순히 이렇게 하면, 소리가 안들린다는게 뭔지 상상할 수 있죠
아니면 이렇게 하면, 앞이 안보인다는 뭔지 상상할 수 있어요
우리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사람을 보면, 걷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셋, 넷, 다섯 걸음이라도 걷는다면, 그건 걸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는 거에요
일년 정도 지나서, 두 걸음 정도 더 걷게 될 수도 있고
또 일년이 지나서, 세걸음 더 걸을 수도 있겠죠
그런 것들이 너무나도 중요한 면입니다
그러니까 서로의 소리를 들을 때야말로
소리를 듣는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이고
몸 전체를 통해서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비판은 접어두고 말이죠
저의 경우에, 다루는 곡의 99%가 신곡이기때문에
단순히 이렇게 말해 버립니다. "그래 그 곡 괜찮네. " 혹은
"아냐, 그 곡은 별로야" 라고요
그래도, 그런 곡들에도 시간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곡이 저 한테는 잘 맞지 않을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저에게 어떤 음악이 나쁘다고 말할 권리는 없잖아요
하지만 음악가로서 가장 좋은 점 중의 하나는
너무나도 자유롭다는 거에요
규칙, 옳고 그름, 이 방법, 저 방법.. 정해진 것이 없죠
만약 여러분들에게 박수를 부탁한다면 --- 이렇게 하겠죠
만약 "박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면 천둥소리를 만들어내는거에요
다들 천둥소리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단순히 소리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여러분 속에 있는 천둥소리를 들어보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박수로 천둥소리를 만들어보세요. 해보세요. 그냥 한번 해보세요
(박수)
좋아요. 눈이요. 눈. 눈내리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청중 : 아니요
그럼 박수 치지마세요. (웃음) 다시 해보죠
다시 해보죠. 눈이에요
보세요. 이제 알아챘네요
빗소리요. 좋아요. 나쁘지 않네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요. 제가 아이들에게
얼마전에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 대단한 상상력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어쨌든, 일어나서 해보는 분은 아무도 없네요
"좋아. 박수를 어떻게 치지? 그래 어쩌면 --
-- 장신구를 이용해서 다른 소리를 만들 수도 있고
우리 몸을 이용해서 또 다른 소리를 만들 수도 있겠지"
여기 어느 누구도 다른 방법의 박수소리를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대로 자리에 앉아서 두 손을 이용했을 뿐이죠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소리가 -- 이 곳을 통해서 들어온다고 생각하죠
이것이 음악을 느끼는 방법일까요? 물론 아니죠
천둥소리를 느끼는 겁니다 -- 천둥, 천둥. 상상해. 상상해. 상상해
듣고. 듣고. 듣자. 이제 어떻게 천둥소리를 내죠?
제가 처음 레슨받을때의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레슨을 위해서 스틱까지 준비해 갔는데요.
보통 선생님이라면 이렇게 말했겠죠, " 그래 에버린, 발은 조금 벌리고,
팔의 각도는 90도 정도로 하고, 스틱은 V자 모양으로 잡고,
이 정도 공간은 유지하고, 등등
등은 곧게 세우고, 등등"
이렇게 하면 아마도 몸이 완전히 굳어버려서
드럼을 칠 수 조차 없을거에요
자세를 잡기위해 여러가지를 생각해야 할 테니까요.
그런데 그 선생님은 "에버린, 집에 드럼을 가지고 가거라. 그럼 다음주에 보자" 이렇게 말씀하셨죠
세상에.. 어떻게 하라는거지? 스틱도 없이..
왜냐하면 선생님이 스틱사용을 금지시켰거든요
처음에는 드럼을 그냥 쳐다 보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뭘로 만들어졌나, 이 튀어나온 부분은 뭘까, 이 스네어는 뭔가,
뒤집어 보기도 하고, 손을 오므려서 연주해 보기도 하고, 손끝으로도 쳐보고,
온 몸으로도 쳐보고, 장신구로도 쳐보고,
여러가지로 연주를 해보았습니다
아 물론, 그러다보면 멍도 들고 상처가 나기도 했죠
그래도, 이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악보를 통해서 이런 걸 경험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책을 통해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그때 선생님은 책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셨어요
예를 들면, 보통은 이런 걸 배우죠
음악가가 아니라, 단순히 타악기 연주자가 되기 위한 기본은 --
가장 쉬운 것은 싱글스트로크롤 주법인데요
이런 거죠. 그리고 좀 더 빨리. 그리고 더 빨리. 더 빨리.
이런 식인데요. 이 악보대로 치려면 어떻게 하죠?
싱글스트로크 주법이죠. 그럼 왜 전 그런 것들부터 배우지 않았을까요?
그게 바로 그 선생님의 방식이었어요.
재밌는건, 더 성장한 후에, 이른바 음학원이라는 곳에 들어갔을 때는
모든 게 바뀌어 버렸습니다.
책을 가지고만 공부해야 했어요
늘 그게 의문이었요. 도대체 왜? 이게 무슨 관계가 있지?
음악을 연주하고 싶었지만, "다 연주에 도움이 되는거야" 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왜 책에 있는 걸 배워야 하지? 난 연주를 통해서 배우고 싶은데..
전 표현하고 싶었어요
왜 연타주법을 연습해야 하는거죠?
스틱다루는 기법을 배우는건가요? 왜 그걸 배워야 하죠?
전 이유가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배우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서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음악, 기본적으로는 소리를 통해서 대화를 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여러가지를 전달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의 감정을 제가 어찌할 수는 없죠
그건 여러분 각자의 몫이에요.
여러분 각자가 음악을 어떻게 들을까를 스스로 정하면 되는거에요
전 음악을 연주하면서 슬픔, 행복, 즐거움, 분노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여러분도 저와 똑같은
감정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다음에 다른 콘서트에 갔을 때는
그저 여러분의 몸을 열어두고, 몸이 소리를 따라 울리도록 내버려두세요
연주자가 느끼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시구요
사실 연주자의 위치는 실제 소리를 듣기에는 좋은 위치가 아닙니다
연주자들은 스틱과 드럼이 부딪히는 소리만 들릴 뿐이죠
혹은 북채가 나무건반을 때리는 소리나, 활이 줄과 맞닿는 소리, 등등
아니면 관악기에 바람을 불어넣을 때의 숨소리만 듣게 되죠
연주자들은 그런 다듬어지지 않은 소리만을 느낍니다
하지만 연주자들이 듣는 것은 놀랍도록 순수한 소리입니다.
진짜 악기 소리가 만들어 지기 전의 순수한 소리죠.
여러분들은 소리의 삶에 귀 기울여 보세요. 첫 타음을 한 이후,
숨을 불어 넣은 후, 아니면 활을 켠 직후에 만들어지는 소리의 여정을 느껴보는 거에요
저도 똑같이 이 특별한 컨퍼런스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여러 음악을 느끼고 싶었지만
어제 밤에 막 도착해서 그럴 수 없었네요.
하지만, 남은 일정동안 함께 경험을 공유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