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760 --> 00:00:03,400 동굴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2 00:00:04,560 --> 00:00:08,840 석회암 절벽 속에 있는 그늘진 입구가 여러분을 끌어당깁니다. 3 00:00:09,800 --> 00:00:13,456 빛과 어둠을 가르는 문으로 들어가면서 4 00:00:13,480 --> 00:00:16,015 여러분은 지하세계로 발을 딛게 됩니다. 5 00:00:16,040 --> 00:00:21,720 항상 어둡고, 흙냄새가 나고 고요하게 침묵하는 곳이죠. 6 00:00:22,800 --> 00:00:24,136 오래 전, 유럽에서 7 00:00:24,160 --> 00:00:27,616 고대 사람들도 이 지하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8 00:00:27,640 --> 00:00:29,056 이를 증명해 주는 것은 9 00:00:29,080 --> 00:00:32,735 그들이 남긴 신비로운 문자와 벽화입니다. 10 00:00:32,759 --> 00:00:39,320 스페인의 오호 와레냐에서 발견된 사람, 세모, 지그재그 같은 문양이죠. 11 00:00:40,000 --> 00:00:43,160 여러분은 이제 고대의 예술가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있습니다. 12 00:00:43,800 --> 00:00:46,816 초현실적이고 다른 세상같은 곳입니다. 13 00:00:46,840 --> 00:00:48,736 이런 상상이 들곤 하죠. 14 00:00:48,760 --> 00:00:53,296 가죽 장화가 부드러운 흙에 닿는 희미한 소리를 듣게 된다거나 15 00:00:53,320 --> 00:00:56,480 동굴 모퉁이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보게 되기도 합니다. 16 00:00:57,600 --> 00:00:58,976 저는 가끔 동굴에 있으면, 17 00:00:59,000 --> 00:01:05,096 그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멋지지만 위험하고 좁은 통로로 18 00:01:05,120 --> 00:01:08,816 깊숙히 들어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19 00:01:08,840 --> 00:01:10,056 이 영상은 20 00:01:10,080 --> 00:01:13,456 스페인 쿠돈에 있는 동굴을 지하 500미터 정도까지 21 00:01:13,480 --> 00:01:15,616 찍은 것입니다. 22 00:01:15,640 --> 00:01:18,096 우리는 예전에 탐사하지 못했던 동굴 지역에서 23 00:01:18,120 --> 00:01:21,056 천장에 그려진 여러 개의 빨간색 벽화를 발견했습니다. 24 00:01:21,080 --> 00:01:25,736 여느 때와 달리 천장이 점점 낮아져서 군대에서 포복하듯 기어서 나아갔는데, 25 00:01:25,760 --> 00:01:28,976 결국, 어느 지점에 이르렀을 때 천장이 너무 낮아서 26 00:01:29,000 --> 00:01:31,256 사진촬영을 맡은 제 남편 딜런의 27 00:01:31,280 --> 00:01:35,416 DSLR 카메라로는 더이상 천장에 초점이 맞지 않게 되었죠. 28 00:01:35,440 --> 00:01:37,096 그래서, 남편이 저를 찍는 동안 29 00:01:37,120 --> 00:01:40,416 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가져온 컴팩트 카메라와 30 00:01:40,440 --> 00:01:43,760 손전등 하나만 들고 빨간색 벽화를 계속 좇았습니다. 31 00:01:45,680 --> 00:01:47,061 지하 500미터 깊이죠. 32 00:01:48,480 --> 00:01:49,816 아니 정말, 33 00:01:49,840 --> 00:01:52,840 그들은 횃불이나 등불 하나만 들고 그 밑에서 대체 뭘 했던 걸까요? 34 00:01:52,864 --> 00:01:54,056 (웃음) 35 00:01:54,080 --> 00:01:55,976 제 말이 맞지 않아요? 36 00:01:56,000 --> 00:01:57,216 그렇지만 37 00:01:57,240 --> 00:02:01,056 이런 질문이 바로 제가 연구를 통해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들입니다. 38 00:02:01,080 --> 00:02:03,760 저의 연구 대상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작품입니다. 39 00:02:04,560 --> 00:02:06,856 이 그림은 유럽의 고대 예술가들이 40 00:02:06,880 --> 00:02:09,960 1만년에서 4만년 전에 그린 것입니다. 41 00:02:11,480 --> 00:02:12,696 중요한 사실은 42 00:02:12,720 --> 00:02:15,216 저는 이들이 단지 아름다워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43 00:02:15,240 --> 00:02:16,717 물론 어떤 것들은 정말 아름답지만요. 44 00:02:17,520 --> 00:02:21,496 하지만 제가 흥미를 갖는 부분은 현대인의 사고의 발달과 45 00:02:21,520 --> 00:02:26,456 창의력과 상상력, 추상적 사고의 진화, 46 00:02:26,480 --> 00:02:28,600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입니다. 47 00:02:31,120 --> 00:02:34,296 모든 종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소통을 하지만, 48 00:02:34,320 --> 00:02:37,896 인간만이 소통을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49 00:02:37,920 --> 00:02:40,496 공유하고 협동하고자 하는 인간의 능력과 욕구는 50 00:02:40,520 --> 00:02:43,176 우리의 성공신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해왔습니다. 51 00:02:43,200 --> 00:02:48,016 현대 사회의 밑바탕에는 정보교환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고, 52 00:02:48,040 --> 00:02:52,056 그 대부분은 우리의 의사소통 능력, 53 00:02:52,080 --> 00:02:56,080 특히, 그림이나 글을 통한 의사소통 능력 덕분에 가능한 것입니다. 54 00:02:56,520 --> 00:02:57,776 하지만 문제는, 55 00:02:57,800 --> 00:03:00,336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 선대의 정신적 업적을 토대삼아서 56 00:03:00,360 --> 00:03:03,416 모든 것을 이루어 왔기 때문에 57 00:03:03,440 --> 00:03:07,840 그런 능력이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라는 걸 간과하기 쉽습니다. 58 00:03:08,760 --> 00:03:11,136 이게 제가 인류의 깊은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큰 매력을 59 00:03:11,160 --> 00:03:13,736 느끼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60 00:03:13,760 --> 00:03:17,856 고대 사람들은 딛고 올라설 업적이 없었습니다. 61 00:03:17,880 --> 00:03:20,336 자신들이 최초였으니까요. 62 00:03:20,360 --> 00:03:23,256 그 먼 옛날에 중요한 발명품들이 63 00:03:23,280 --> 00:03:25,176 수없이 많이 있었지만, 64 00:03:25,200 --> 00:03:29,880 저는 오늘 그래픽 의사소통의 발명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65 00:03:30,680 --> 00:03:32,856 의사소통에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66 00:03:32,880 --> 00:03:36,256 언어적 의사소통과 수화 같은 비언어적 의사소통, 67 00:03:36,280 --> 00:03:38,576 그리고 그림을 이용한 그래픽 의사소통이죠. 68 00:03:38,600 --> 00:03:42,256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본질은 일시적이라는 것입니다. 69 00:03:42,280 --> 00:03:46,216 메시지를 주고 받으려면 가까이 있어야 하고 70 00:03:46,240 --> 00:03:50,176 전달되고 나면 영원히 사라지죠. 71 00:03:50,200 --> 00:03:54,176 반면에 그래픽 의사소통에서는 그런 관련성이 분리됩니다. 72 00:03:54,200 --> 00:03:58,176 그래픽 의사소통의 발명으로 단일 시점과 공간을 넘어 73 00:03:58,200 --> 00:04:01,056 메시지를 전송하고 보관하는 것이 74 00:04:01,080 --> 00:04:04,776 최초로 가능해진 것이죠. 75 00:04:04,800 --> 00:04:06,576 유럽은 동굴이나 바위 은신처 76 00:04:06,600 --> 00:04:09,296 심지어 몇 안 되는 야외 거주지에서도 77 00:04:09,320 --> 00:04:13,560 그림 흔적이 자주 발견되는 지역들 중 하나입니다. 78 00:04:14,240 --> 00:04:16,776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의 유럽과 다릅니다. 79 00:04:16,800 --> 00:04:19,776 세상은 3-4km 높이로 치솟은 빙산들과 80 00:04:19,800 --> 00:04:21,776 광활한 초원, 81 00:04:21,800 --> 00:04:25,056 그리고 얼어붙은 툰드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82 00:04:25,080 --> 00:04:27,120 바로 빙하기였죠. 83 00:04:28,080 --> 00:04:29,376 지난 100년간 84 00:04:29,400 --> 00:04:34,696 전 세계적으로 350개가 넘는 빙하기 동굴 유적지에서 85 00:04:34,720 --> 00:04:39,096 동물과 추상적 모형, 그리고 드물게 사람 형상의 그림이 발견되었습니다. 86 00:04:39,120 --> 00:04:42,736 시칠리아의 아다우라 동굴에서 발견된 이런 벽화들처럼요. 87 00:04:42,760 --> 00:04:44,816 벽화를 통해 우리는 88 00:04:44,840 --> 00:04:48,920 초기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89 00:04:49,840 --> 00:04:51,216 벽화가 발견된 이후로 90 00:04:51,240 --> 00:04:54,640 주요 연구대상은 동물이었습니다. 91 00:04:55,200 --> 00:04:57,760 스페인의 쿠얄베라 동굴에서 발견된 이 검은 말이나 92 00:04:58,400 --> 00:05:01,680 라 파시에가에서 나온 보라색 들소같은 것들이죠. 93 00:05:02,880 --> 00:05:08,256 하지만 제가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흔히 기하학적 기호라 부르는 94 00:05:08,280 --> 00:05:09,880 추상적인 모양들 때문이었습니다. 95 00:05:11,240 --> 00:05:13,536 재밌는 것은 대부분의 유적지에는 96 00:05:13,560 --> 00:05:18,056 기하학적 기호가 동물이나 사람 형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에요. 97 00:05:18,080 --> 00:05:21,256 하지만 제가 2007년에 연구를 시작했을 때, 98 00:05:21,280 --> 00:05:25,256 도형이 몇 개나 있는지 알 수 있는 정확한 목록도 없거니와 99 00:05:25,280 --> 00:05:26,616 시기나 지역을 초월해 100 00:05:26,640 --> 00:05:29,520 동일한 문양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확실한 견해도 없었죠. 101 00:05:32,120 --> 00:05:35,216 하지만, 제 질문의 해답을 찾기 전에 102 00:05:35,240 --> 00:05:37,336 첫번째 할 일은 유적지들에서 발견된 103 00:05:37,360 --> 00:05:41,256 모든 기하학적 기호들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104 00:05:41,280 --> 00:05:44,856 문제는, 주로 멋진 동물들이 그려져 있는 유적지들은 105 00:05:44,880 --> 00:05:47,176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었지만, 106 00:05:47,200 --> 00:05:50,856 대다수의 모호한 벽화의 경우에는 그에 대한 설명이나 상세한 내용이 107 00:05:50,880 --> 00:05:53,136 많지 않았습니다. 108 00:05:53,160 --> 00:05:56,496 50년 넘게 아무도 가지 않은 곳도 있죠. 109 00:05:56,520 --> 00:05:59,936 저의 연구대상이 바로 그런 곳들이었습니다. 110 00:05:59,960 --> 00:06:01,816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111 00:06:01,840 --> 00:06:07,056 제 믿음직한 남편 딜런과 저는 300시간 이상을 땅 밑에서 112 00:06:07,080 --> 00:06:09,806 걷고, 기고, 꿈틀대며 지냈습니다. 113 00:06:09,810 --> 00:06:14,016 프랑스, 스페인, 시칠리아의 약 52곳의 유적지에서 말이죠. 114 00:06:14,040 --> 00:06:15,896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115 00:06:15,920 --> 00:06:22,656 방문한 유적지의 75%에서 기록에 없는 새로운 기하학적 기호를 찾았으니까요. 116 00:06:22,680 --> 00:06:25,496 더 많은 질문들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117 00:06:25,520 --> 00:06:28,696 저는 이 정도의 정확성이 필요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118 00:06:28,720 --> 00:06:31,296 그럼 이제 답을 찾아볼까요. 119 00:06:31,320 --> 00:06:35,936 몇개 예외적인 것들을 제외하면 기하학적 기호는 32개에 불과합니다. 120 00:06:35,960 --> 00:06:37,776 고작 32개입니다. 121 00:06:37,800 --> 00:06:43,280 3만년의 시간 동안에 유럽 전역에서 말이죠. 122 00:06:43,720 --> 00:06:46,296 정말 적은 양입니다. 123 00:06:46,320 --> 00:06:48,776 만약 이게 의미없는 낙서나 장식이었다면 124 00:06:48,800 --> 00:06:51,216 더 많은 변형된 그림들이 나타났겠죠. 125 00:06:51,240 --> 00:06:53,656 그런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126 00:06:53,680 --> 00:06:56,120 같은 기호들이 반복되어 발견되었습니다. 127 00:06:56,920 --> 00:07:00,816 어떤 기호는 초반에 아주 많이 나타나다 그 뒤로 유행이 지나 사라지기도 하고, 128 00:07:00,840 --> 00:07:03,176 어떤 것들은 나중에 만들어지기도 하죠. 129 00:07:03,200 --> 00:07:08,816 하지만 이들 기호들의 65%가 전체 기간 동안 사용되었습니다. 130 00:07:08,840 --> 00:07:13,136 선이나 직사각형, 삼각형, 타원, 원과 같은 기호들은 131 00:07:13,160 --> 00:07:15,303 빙하기가 끝나는 시기인 132 00:07:15,327 --> 00:07:19,256 만년 전부터 피레네 산맥의 유적지에서 나타났습니다. 133 00:07:19,280 --> 00:07:22,496 어떤 기호들은 수 천 km에 걸쳐 나타나는가 하면, 134 00:07:22,520 --> 00:07:25,496 어떤 기호들은 좀 더 좁은 분포도를 보이며 135 00:07:25,520 --> 00:07:27,936 한 지역에 국한되어 나타납니다. 136 00:07:27,960 --> 00:07:30,136 이런 분할된 직사각형 기호들은 137 00:07:30,160 --> 00:07:32,376 스페인 북부에서만 발견되었죠. 138 00:07:32,400 --> 00:07:34,456 일부 과학자들의 추측에 따르면 139 00:07:34,480 --> 00:07:36,800 가족이나 부족을 의미하는 기호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140 00:07:37,880 --> 00:07:39,256 여담이지만, 141 00:07:39,280 --> 00:07:42,696 프랑스, 스페인에서부터 인도네시아, 호주에서 발견된 142 00:07:42,720 --> 00:07:47,296 초기 벽화에는 놀랄 만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143 00:07:47,320 --> 00:07:51,616 그토록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같은 기호가 많이 나타나죠. 144 00:07:51,640 --> 00:07:54,616 특히 기원전 3만년에서 4만년 사이의 벽화에서 그렇습니다. 145 00:07:54,640 --> 00:07:57,496 이 기호들이 만들어진 공통된 기원지가 146 00:07:57,520 --> 00:08:02,376 아프리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는 견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147 00:08:02,400 --> 00:08:05,016 그건 차후에 논의할 문제일 거 같네요. 148 00:08:05,040 --> 00:08:06,856 그럼, 다시 우리의 논제로 돌아오면, 149 00:08:06,880 --> 00:08:10,856 벽화를 그린 사람들에게 이 기호들이 의미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150 00:08:10,880 --> 00:08:13,696 프랑스의 라 로끄 브나스끄에서 발견한 151 00:08:13,720 --> 00:08:16,336 2만5천년 전의 얕은 양각화처럼요. 152 00:08:16,360 --> 00:08:20,760 우리는 그 의미를 모르지만 당시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153 00:08:21,760 --> 00:08:27,816 같은 기호가 오랜 세월 동안 수 많은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건 154 00:08:27,840 --> 00:08:31,320 예술가들이 기호들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걸 알려줍니다. 155 00:08:31,800 --> 00:08:34,176 구체적이고, 문화적으로 인정받고, 156 00:08:34,200 --> 00:08:38,936 모두가 동의하는 의미를 가진 기하학적 기호라고 한다면, 157 00:08:38,960 --> 00:08:40,616 사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158 00:08:40,640 --> 00:08:45,176 그래픽 의사소통 체계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159 00:08:45,200 --> 00:08:47,096 아직 문장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160 00:08:47,120 --> 00:08:49,456 구어(口語)에 있는 모든 단어를 나타냈다고 보기에는 161 00:08:49,480 --> 00:08:52,336 완전한 문장 체계를 위해 필요한 만큼의 162 00:08:52,360 --> 00:08:54,690 기호들이 아직까지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163 00:08:54,690 --> 00:08:57,576 기호들이 일종의 자모였다고 할만큼 164 00:08:57,600 --> 00:09:00,256 충분히 자주 반복해서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165 00:09:00,280 --> 00:09:03,096 하지만 한 번 밖에 나타나지 않는 흥미로운 기호들은 있습니다. 166 00:09:03,120 --> 00:09:07,696 스페인의 라 파시에가에서 나온 비문 벽화로 알려진 이런 것들이죠. 167 00:09:07,720 --> 00:09:10,256 왼쪽에 대칭적인 기호가 표시되어 있고 168 00:09:10,280 --> 00:09:13,496 손을 표현한 것일지 모르는 표시가 가운데에 있고 169 00:09:13,520 --> 00:09:15,840 괄호처럼 보이는 것이 오른쪽에 있습니다. 170 00:09:17,080 --> 00:09:19,936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그래픽 의사소통 체계인 171 00:09:19,960 --> 00:09:24,896 수메르의 설형문자, 이집트의 상형문자, 초기 중국 문자는 172 00:09:24,920 --> 00:09:28,496 모두 4천년에서 5천년 전 사이에 생겨났습니다. 173 00:09:28,520 --> 00:09:31,656 동일한 의미와 형상을 가진 174 00:09:31,680 --> 00:09:35,216 갯수를 나타내는 기호와 상형문자로 이루어졌던 175 00:09:35,240 --> 00:09:37,616 선대의 원시적 기호체계에서 만들어졌죠. 176 00:09:37,640 --> 00:09:41,856 그 체계에서 새 그림은 정말 새를 나타냈었습니다. 177 00:09:41,880 --> 00:09:46,616 그 이후에 상형문자는 점점 더 양식화되어, 178 00:09:46,640 --> 00:09:48,976 거의 식별하지 못할 정도가 되고, 179 00:09:49,000 --> 00:09:52,016 언어에서 빠져있던 대명사, 부사, 형용사같은 단어들을 180 00:09:52,040 --> 00:09:54,936 표현하기 위해 더 많은 기호들이 181 00:09:54,960 --> 00:09:57,080 발명되기 시작했습니다. 182 00:09:58,160 --> 00:09:59,696 이런 사실에 비추어, 183 00:09:59,720 --> 00:10:03,576 빙하기 유럽에서 나온 기하학적 기호들이 정말 추상적인 문자일 가능성은 184 00:10:03,600 --> 00:10:06,296 매우 낮다고 볼 수 있겠죠. 185 00:10:06,320 --> 00:10:08,536 대신, 원시 예술가들도 186 00:10:08,560 --> 00:10:12,536 수를 표시하는 기호들을 새겼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187 00:10:12,560 --> 00:10:16,576 시칠리아의 리파로 디 자 미닉에 있는 이런 여러 개의 직선이나 188 00:10:16,600 --> 00:10:19,216 그들이 살던 세상에 있던 사물들을 나타내는 양식화된 기호들이 189 00:10:19,240 --> 00:10:21,736 아마도 그 예일 것입니다. 190 00:10:21,760 --> 00:10:24,376 이런 것들은 무기나 집을 의미하는 기호일까요? 191 00:10:24,400 --> 00:10:28,536 아니면 별자리같은 천체의 사물을 의미하는 걸까요? 192 00:10:28,560 --> 00:10:33,176 아니면 강이나 산, 나무같은 조경물도 있을 수 있죠. 193 00:10:33,200 --> 00:10:37,576 스페인의 엘 카스티요에서 발견된 특이한 종 모양의 기호 사이에 있는 194 00:10:37,600 --> 00:10:40,176 이 검은색 '페니폼'처럼요. 195 00:10:40,200 --> 00:10:43,496 페니폼은 라틴어로 '깃털 모양'을 의미합니다. 196 00:10:43,520 --> 00:10:47,360 하지만 이 기호가 사실은 식물이나 나무를 나타낸 것일 수도 있죠. 197 00:10:47,720 --> 00:10:50,696 몇몇 학자들은 특정 유적지에서 나오는 특정 기호들에 대해 이런 질문을 198 00:10:50,720 --> 00:10:53,616 던지기 시작했지만 199 00:10:53,640 --> 00:10:58,536 제 생각에는 이 범주 자체를 다시 논의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200 00:10:58,560 --> 00:11:00,296 이 모든 것의 역설적인 부분은 201 00:11:00,320 --> 00:11:04,616 모든 기호들을 하나의 범주로 신중히 분류한 뒤, 다음 단계는 202 00:11:04,640 --> 00:11:08,136 다른 종류의 기호가 발견되고 따로 분류될 때 마다 203 00:11:08,160 --> 00:11:12,416 이 기호들을 다시 돌이켜서 분리해야 할 거라는 것입니다. 204 00:11:12,440 --> 00:11:13,656 제 말을 오해하진 마세요. 205 00:11:13,680 --> 00:11:16,296 나중에 발명된 완벽하게 발전된 형태의 문자는 206 00:11:16,320 --> 00:11:18,936 그것대로 대단한 업적입니다. 207 00:11:18,960 --> 00:11:20,416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208 00:11:20,440 --> 00:11:23,736 초기의 문자체계가 무(無)에서 생겨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209 00:11:23,760 --> 00:11:25,736 심지어 5천년 전에도 210 00:11:25,760 --> 00:11:29,096 훨씬 오래 전부터 있던 무언가가 토대가 되었고, 211 00:11:29,120 --> 00:11:32,856 그 기원은 수 만년을 거슬러 올라가 212 00:11:32,880 --> 00:11:36,976 빙하기 유럽과 훨씬 이전에 있던 기하학적 기호였습니다. 213 00:11:37,000 --> 00:11:40,296 우리 인류사에 깊이 뿌리박힌 바로 그 시점, 214 00:11:40,320 --> 00:11:44,376 누군가 그림 기호를 만드는 것을 처음으로 생각해 낸 그 때 215 00:11:44,400 --> 00:11:47,336 우리 의사소통 방식의 본질을 영원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216 00:11:47,360 --> 00:11:48,576 감사합니다. 217 00:11:48,600 --> 00:11:52,040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