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썸을 타려고 합니다. 그렇게 기겁 안 하셔도 돼요. (웃음) 물론 저랑 타는 것은 아니고요, 여러분과 공학 사이에 제가 다리를 놓아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공학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에 대한 안 좋은 시선과 편견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그런 생각을 타파시켜드리려고 합니다. 보통 공학이라고 하면 이런 끔찍한 전자회로나 그림은 그림인데 무슨 그림인지 모르는 제가 그린겁니다. 무슨 그림인지 모르는 이런 설계도 같이 어려운 것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학은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공학을 쉽게 설명하자면 공업의 분류 뒤에 '공업'을 빼고 '공학'만 넣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기계 공업에 사용되는 공학은 기계 공학입니다. 전자 공업에 사용되는 공학은 전자 공학이고요. 그럼 화학 공업에 사용되는 공학은 무엇일까요? (화학 공학) 네. 참 쉽죠? 그럼 서로 통성명을 했으니 평소 공학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도록 합시다. 고등학교 2,3학년 30여명을 대상으로 공고, 공대, 공학, 공돌이와 같은 단어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정말 솔직한 생각이었어요. 우선 신체적으로는, 못생겼다, - 누가 적었을까요. 잘생겼다, 훈남이다. -감사합니다.-와 같이 일반화 할 수 없는 것들이 되게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것들은 일단 배제하겠습니다. 하지만, 냄새난다. 이것은 조금 인정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기계 가공자들이나 용접사들은 한여름에도 긴팔 작업복을 입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땀냄새가 날 수도 있고 또 절사기 같은 기계의 냄새나 용접 분위기 냄새가 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답변이 있었습니다. 취업이 잘 된다. 남자가 많다. 내가 갈 미래 대학이다. 라고 대답해주신 분도 있었는데요, 그 중 한 분이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할 것 같다'라는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아마 공대생들의 장난, 공대생들의 발명품 뭐 이런 것들 보시고는 적어주신 것 같은데요. 저희가 기술은 배웠는데 심심하거나 장난기가 돌때, 이런 무슨 형상인지 모르는 이런 모델링을 해놓고는 좋아하기도 하고요, 또, 이렇게 수업과는 아무런 관계없는 쓸데없이 정밀한 주사위를 만들기도 합니다. 정말 정밀한 주사위에요. 이 사진은 저와 같이 공부하는, 기계과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입니다. 졸업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저렇게 연장을 챙겨들고 나왔습니다. 사진 안에는 저도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제가 기계과다 보니까 학교에 공구가 되게 많습니다. 이쪽에 있어요. 그리고 '공돌이', '공순이'라는 말은 원래 공장 다니는 사람, 공고, 공대에서 공부하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아무렇지 않게 공돌이, 공순이라고 툭툭 던지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단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공돌이, 공순이라는 말을 공고, 공대에서 공부하는 사람이나 공장 다니는 사람을 귀엽게 부르는 말로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 저 공돌이 봐라'' 보다는 "아 저 공돌이 형 진짜 멋있다", "오빠 잘생겼어요". 이런 말처럼 말이죠. 이제 서로 오해도 풀고, 말도 트고, 이제 어색함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친해지기 위해서 주변의 현상들을 공학 렌즈를 끼고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공학과 우리는 접점이 되게 많기에 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강연을 들을 때, 가끔 마이크에서 듣기 싫은 고음이 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 현상을 '하울링 현상'이라고 합니다. 하울링 현상이란, 마이크로 들어간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증폭되어 나오는데 그 소리가 다시 마이크로 들어가는 피드백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을 무수히 거치면서 그런 고막을 찢을듯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보통 이 현상은 마이크가 스피커에 너무 가까이 있거나 스피커의 볼륨이 너무 높을 때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꿎은 방송부원 나무라지 마시고 마이크를 스피커에서 떼달라고 하거나 스피커의 볼륨을 낮춰달라고 하세요. 다음 사진을 주목해주세요. 여러분 기준으로 왼쪽 위에 있는 사진은 트럭 바퀴에 있는 서스펜션 장치입니다. 오른쪽 위와 아래에 있는 사진은 자전거에서 볼 수 있는 스프링입니다. 그리고 왼쪽 아래는 뒤쪽 문에도 있다시피 쇠문에 있는 유압식 완충기입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의 공통점은 이들이 현가장치라는 것입니다. 현가장치란 스프링이나 공압, 유압 등을 이용하여 충격을 덜해주는 장치를 말합니다. 'shock absorbers', '쇽업쇼바', 그리고 '범퍼' 'stabilizer', 그 다음에, '완충기' 등이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없다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요? 자동차를 타게 되면 도로를 달릴 때 도로 위에 있는 돌멩이 하나까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승차감을 가지실 수 있습니다. 또한 자전거는 남자들에게 운동기구가 아니라 고문기구가 될 수 있습니다. 덜덜덜덜 아시죠? 그리고 쇠문은 닫을 때 소리가 너무 커서 미닫이 문으로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의외로 현가장치가 중요한 장치죠. 이처럼 공학과 연애를 하게 되면 주변에 사물들을 공학적으로 재해석 할 수 있는 공학 렌즈를 끼실 수 있습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었던 현상들을 공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매우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어때요 여러분. 공학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셨나요? (네) 네, 이렇듯 공학은 우리 주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저도 공학을 배우기 전에는 공학이라고 하면 그냥 마냥 어려운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쉽고 재밌었습니다. 또한 공학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되게 대단하고 또 우리나라 산업을 지탱해주시는 중요한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이 강연이 공학도들을 보았을 때 대단하고도 중요한 분들이란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기회로 다가갔기를 바라며 이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