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900 --> 00:00:02,570 2001년, 처음으로 어린이책을 2 00:00:02,570 --> 00:00:04,293 출판했을 때의 일입니다. 3 00:00:04,293 --> 00:00:06,506 제가 다닌 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 4 00:00:06,506 --> 00:00:08,446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에 대해 5 00:00:08,446 --> 00:00:10,162 이야기해 줄 기회가 있었죠. 6 00:00:10,162 --> 00:00:12,895 저는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7 00:00:12,895 --> 00:00:16,100 식당에다가요. 8 00:00:16,100 --> 00:00:17,653 건너편을 보는데 9 00:00:19,206 --> 00:00:20,759 그 분이 계시더군요. 10 00:00:20,759 --> 00:00:23,273 추억의 급식 아주머니 말이예요. 11 00:00:23,273 --> 00:00:24,510 아주머니는 여전히 학교에서 12 00:00:24,510 --> 00:00:27,456 바쁘게 점심을 차리고 계셨어요. 13 00:00:27,456 --> 00:00:29,100 다가가 인사를 드렸죠. 14 00:00:29,100 --> 00:00:30,987 "지니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15 00:00:30,987 --> 00:00:32,557 이쪽을 바라보시는데. 16 00:00:32,557 --> 00:00:34,284 저를 알아보시는 것 같았어요. 17 00:00:34,284 --> 00:00:37,369 하지만 이름은 기억이 안 나셨는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18 00:00:37,369 --> 00:00:40,130 "스티븐 크로자스카?" 19 00:00:40,130 --> 00:00:42,272 제 성을 기억하신다니 놀라웠죠. 20 00:00:42,272 --> 00:00:45,703 하지만 스티븐은 저보다 스무살 많은 삼촌의 이름이었어요. 21 00:00:45,703 --> 00:00:48,840 삼촌이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해오신 거죠. 22 00:00:48,840 --> 00:00:51,345 저한테 손자 얘기를 하시는데 23 00:00:51,345 --> 00:00:54,050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24 00:00:54,050 --> 00:00:55,844 손자가 있으면 25 00:00:55,844 --> 00:00:56,808 자식도 있다는 건데 26 00:00:56,808 --> 00:01:00,063 그럼 학교가 끝나고 집에도 가신단 말야? 27 00:01:00,063 --> 00:01:02,686 아주머니는 식당에서 숟가락이랑 사는 줄 알았거든요. 28 00:01:02,686 --> 00:01:04,622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29 00:01:04,622 --> 00:01:08,354 아주머니와의 만남은 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30 00:01:08,354 --> 00:01:12,005 덕분에 '급식 아주머니'라는 그래픽 노블을 만들게 됐죠. 31 00:01:12,005 --> 00:01:14,082 만화 속 급식 아주머니는 32 00:01:14,082 --> 00:01:16,680 생선 튀김으로 만든 쌍절곤을 쓰면서 33 00:01:16,680 --> 00:01:19,662 사악한 사이보그 대리 교사나 34 00:01:19,662 --> 00:01:22,889 스쿨버스 괴물, 돌연변이 수학시험 응시자를 물리치죠. 35 00:01:22,889 --> 00:01:24,356 그리고 마지막에는 항상 36 00:01:24,356 --> 00:01:25,862 머리망으로 악당을 붙잡은 뒤 37 00:01:25,862 --> 00:01:29,616 이렇게 선언합니다 "정의의 맛이 어떠냐!" 38 00:01:29,616 --> 00:01:33,869 (웃음)(박수) 39 00:01:33,869 --> 00:01:36,476 출판 뒤 놀라운 일이 이어졌어요. 40 00:01:36,476 --> 00:01:39,369 제 책을 아주 좋아한 어린이 독자들이 41 00:01:39,369 --> 00:01:41,608 멋진 편지와 카드, 그림들을 42 00:01:41,608 --> 00:01:43,765 보내주었거든요. 43 00:01:43,765 --> 00:01:46,239 그리고 학교 행사에 가면 44 00:01:46,239 --> 00:01:48,793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45 00:01:48,793 --> 00:01:50,939 프로그램에 아주 의미있게 초대 되는것을 발견했습니다. 46 00:01:50,939 --> 00:01:52,685 전국 어디를 가든 47 00:01:52,685 --> 00:01:54,780 아주머니들은 모두 이런 말씀을 하셨죠. 48 00:01:54,780 --> 00:01:58,675 "우리와 비슷한 모습의 영웅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49 00:01:58,675 --> 00:02:01,444 급식 아주머니들은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50 00:02:01,444 --> 00:02:04,966 별로 호의적으로 그려지지 않았거든요. 51 00:02:04,966 --> 00:02:07,138 이것은 지니 아주머니에게 가장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52 00:02:07,138 --> 00:02:08,828 첫 시리즈를 출판하고 나서 53 00:02:08,828 --> 00:02:10,932 출판 기념회에 아주머니를 초대했습니다. 54 00:02:10,932 --> 00:02:12,743 아주머니가 오랜 시간 손수 밥을 먹인 55 00:02:12,743 --> 00:02:14,040 여러 사람들 앞에서 56 00:02:14,040 --> 00:02:16,980 그림 한 점과 책 몇 권을 드렸습니다. 57 00:02:16,980 --> 00:02:19,549 이 사진을 찍고 2년 뒤 58 00:02:19,549 --> 00:02:21,360 아주머니는 돌아가셨어요. 59 00:02:21,360 --> 00:02:22,447 장례식에 갔었죠. 60 00:02:22,447 --> 00:02:25,286 뭘 보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61 00:02:25,286 --> 00:02:28,774 관 옆에는 저 그림이 놓여 있었습니다. 62 00:02:28,774 --> 00:02:32,340 남편께서 그 그림이 아주머니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63 00:02:32,340 --> 00:02:34,758 아주머니의 성실함과 아주머니가 하시는 일이 64 00:02:34,758 --> 00:02:37,624 제 덕분에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요. 65 00:02:37,624 --> 00:02:39,516 이 얘기를 듣고 전국의 학교 식당에 66 00:02:39,516 --> 00:02:41,766 아주머니의 감정을 되살릴 수 있는 67 00:02:41,766 --> 00:02:44,781 기념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68 00:02:44,781 --> 00:02:45,904 '급식 영웅의 날' 69 00:02:45,904 --> 00:02:49,172 아이들이 식당 직원을 위해 기발한 행사를 여는 날이죠. 70 00:02:49,172 --> 00:02:51,496 이를 위해 '학교 영양 연합'과 제휴했습니다. 71 00:02:51,496 --> 00:02:54,624 현재 매일 30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72 00:02:54,624 --> 00:02:56,446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73 00:02:56,446 --> 00:03:01,058 1년으로 환산하면 50억 끼에 이르는 양이죠. 74 00:03:01,305 --> 00:03:03,691 급식 아주머니들의 위대함은 75 00:03:03,691 --> 00:03:05,678 단순히 치킨이나 몇 조각 더 올려주는 데서 76 00:03:05,678 --> 00:03:06,843 그치는 게 아니었습니다. 77 00:03:06,843 --> 00:03:08,552 캘리포니아에 있는 브렌다씨는 78 00:03:08,552 --> 00:03:11,341 아이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지켜본 뒤 79 00:03:11,341 --> 00:03:13,826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80 00:03:13,826 --> 00:03:15,176 생활 교사에게 알려줍니다. 81 00:03:15,176 --> 00:03:16,600 켄터키의 급식 아주머니들은 82 00:03:16,600 --> 00:03:20,948 학생의 67%가 매일 공급되는 학교 급식에 의존하며 83 00:03:20,948 --> 00:03:23,324 여름 방학에는 밥을 굶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84 00:03:23,324 --> 00:03:25,348 아주머니들은 스쿨 버스를 개조해서 85 00:03:25,348 --> 00:03:27,100 이동식 급식차를 만들었죠. 86 00:03:27,100 --> 00:03:28,335 그리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87 00:03:28,335 --> 00:03:31,134 여름 방학동안 매일 500명의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습니다. 88 00:03:31,134 --> 00:03:33,729 아이들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냈어요. 89 00:03:33,729 --> 00:03:34,949 기대한대로였죠. 90 00:03:34,949 --> 00:03:36,391 아이들은 색종이를 이용해서 91 00:03:36,391 --> 00:03:38,385 햄버거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92 00:03:38,385 --> 00:03:40,286 급식 아주머니들의 사진을 찍어서 93 00:03:40,286 --> 00:03:42,094 '급식 아주머니' 만화에 붙인 뒤 94 00:03:42,094 --> 00:03:43,887 우유곽에 붙여서 95 00:03:43,887 --> 00:03:46,373 꽃과 함께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96 00:03:46,373 --> 00:03:48,376 아이들끼리 만화를 그리기도 했죠. 97 00:03:48,376 --> 00:03:49,737 자기 학교에 있는 98 00:03:49,737 --> 00:03:51,960 실제 급식 아주머니가 주인공이었어요. 99 00:03:51,960 --> 00:03:53,896 또 '땡큐 피자'도 만들었습니다. 100 00:03:53,896 --> 00:03:55,811 각자 색종이에 사인을 해서 101 00:03:55,811 --> 00:03:58,770 토핑을 올렸죠. 102 00:03:58,770 --> 00:04:02,370 저는 급식 아주머니들의 호응에 103 00:04:02,370 --> 00:04:04,349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104 00:04:04,349 --> 00:04:06,228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105 00:04:06,228 --> 00:04:11,193 "지금까지 이학교에서 나는 마치 지구 끝자락에 있는것 같았어요" 106 00:04:11,200 --> 00:04:13,575 "누구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107 00:04:13,575 --> 00:04:15,442 이렇게 얘기한 분도 있었습니다. 108 00:04:15,442 --> 00:04:17,990 "덕분에 내가 하는 일이 109 00:04:17,990 --> 00:04:20,944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110 00:04:20,944 --> 00:04:23,284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111 00:04:23,284 --> 00:04:25,388 그 분들이 하는 일 모두가 중요합니다. 112 00:04:25,388 --> 00:04:28,777 매일 우리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분들이니까요. 113 00:04:28,777 --> 00:04:31,236 배움이라는 것도 114 00:04:31,236 --> 00:04:33,766 배가 든든해야 되는 거잖아요. 115 00:04:33,766 --> 00:04:35,544 급식실에 계신 분들은 116 00:04:35,544 --> 00:04:37,467 지혜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117 00:04:37,467 --> 00:04:40,060 최전방에서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118 00:04:40,060 --> 00:04:44,300 저는 여러분들이 '급식 영웅의 날'이 될때까지 기다리지말고 119 00:04:44,300 --> 00:04:46,511 지금 그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희망합니다. 120 00:04:46,511 --> 00:04:48,424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가 121 00:04:48,424 --> 00:04:51,270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122 00:04:51,270 --> 00:04:53,465 그 말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123 00:04:53,465 --> 00:04:56,847 감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물론이고 124 00:04:56,847 --> 00:04:58,751 감사의 말을 표현하는 사람의 인생도 125 00:04:58,751 --> 00:05:00,707 바꿀 수 있습니다. 126 00:05:00,707 --> 00:05:02,003 감사합니다. 127 00:05:02,003 --> 00:05:06,733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