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처음으로 어린이책을
출판했을 때의 일입니다.
제가 다닌 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 줄 기회가 있었죠.
저는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있었습니다.
식당에다가요.
건너편을 보는데
그 분이 계시더군요.
추억의 급식 아주머니 말이예요.
아주머니는 여전히 학교에서
바쁘게 점심을 차리고 계셨어요.
다가가 인사를 드렸죠.
"지니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이쪽을 바라보시는데.
저를 알아보시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름은 기억이 안 나셨는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스티븐 크로자스카?"
제 성을
기억하신다니 놀라웠죠.
하지만 스티븐은 저보다
스무살 많은 삼촌의 이름이었어요.
삼촌이 어릴 때부터 식당에서
일을 해오신 거죠.
저한테 손자 얘기를 하시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손자가 있으면
자식도 있다는 건데
그럼 학교가 끝나고
집에도 가신단 말야?
아주머니는 식당에서 숟가락이랑
사는 줄 알았거든요.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요.
아주머니와의 만남은
제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덕분에 '급식 아주머니'라는
그래픽 노블을 만들게 됐죠.
만화 속 급식 아주머니는
생선 튀김으로 만든 쌍절곤을 쓰면서
사악한 사이보그 대리 교사나
스쿨버스 괴물, 돌연변이
수학시험 응시자를 물리치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항상
머리망으로 악당을 붙잡은 뒤
이렇게 선언합니다
"정의의 맛이 어떠냐!"
(웃음)(박수)
출판 뒤 놀라운 일이 이어졌어요.
제 책을 아주 좋아한
어린이 독자들이
멋진 편지와 카드, 그림들을
보내주었거든요.
그리고 학교 행사에 가면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이
프로그램에 아주 의미있게
초대 되는것을 발견했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든
아주머니들은
모두 이런 말씀을 하셨죠.
"우리와 비슷한 모습의
영웅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급식 아주머니들은
그동안 대중문화에서
별로 호의적으로
그려지지 않았거든요.
이것은 지니 아주머니에게
가장 의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첫 시리즈를 출판하고 나서
출판 기념회에
아주머니를 초대했습니다.
아주머니가 오랜 시간
손수 밥을 먹인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림 한 점과 책 몇 권을
드렸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2년 뒤
아주머니는 돌아가셨어요.
장례식에 갔었죠.
뭘 보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관 옆에는
저 그림이 놓여 있었습니다.
남편께서 그 그림이 아주머니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하시더군요.
아주머니의 성실함과
아주머니가 하시는 일이
제 덕분에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요.
이 얘기를 듣고
전국의 학교 식당에
아주머니의 감정을
되살릴 수 있는
기념일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급식 영웅의 날'
아이들이 식당 직원을 위해
기발한 행사를 여는 날이죠.
이를 위해
'학교 영양 연합'과 제휴했습니다.
현재 매일 30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급식을 먹고 있습니다.
1년으로 환산하면
50억 끼에 이르는 양이죠.
급식 아주머니들의 위대함은
단순히 치킨이나 몇 조각 더
올려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브렌다씨는
아이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지켜본 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생활 교사에게 알려줍니다.
켄터키의 급식 아주머니들은
학생의 67%가 매일 공급되는
학교 급식에 의존하며
여름 방학에는
밥을 굶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아주머니들은
스쿨 버스를 개조해서
이동식 급식차를 만들었죠.
그리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여름 방학동안 매일 500명의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냈어요.
기대한대로였죠.
아이들은 색종이를 이용해서
햄버거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급식 아주머니들의
사진을 찍어서
'급식 아주머니' 만화에 붙인 뒤
우유곽에 붙여서
꽃과 함께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끼리 만화를
그리기도 했죠.
자기 학교에 있는
실제 급식 아주머니가
주인공이었어요.
또 '땡큐 피자'도 만들었습니다.
각자 색종이에 사인을 해서
토핑을 올렸죠.
저는 급식 아주머니들의 호응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지금까지 이학교에서 나는 마치
지구 끝자락에 있는것 같았어요"
"누구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얘기한 분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더 말해 뭐하겠습니까.
그 분들이 하는 일
모두가 중요합니다.
매일 우리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분들이니까요.
배움이라는 것도
배가 든든해야 되는 거잖아요.
급식실에 계신 분들은
지혜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전방에서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급식 영웅의 날'이
될때까지 기다리지말고
지금 그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희망합니다.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그 말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감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물론이고
감사의 말을
표현하는 사람의 인생도
바꿀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