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감기, 독감, 인후염 같은 질병이 떠다니는 유독성 수증기로 된 구름이 원인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겠어요? 아마도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고, 걱정말라 절대 틀렸다고 하겠죠. 하지만 수 백년전 까지만 해도 다들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바, '미아즈마설' 인데, 일반 대중에서 의학계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그 가설을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1840년대에 와서, 런던에 콜레라가 창궐하던 시기에 일부 과학자들이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현미경으로 미생물의 존재를 밝혀내고 그 병원균이 바로 질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균설'의 유래가 된 것이죠. 하지만 대다수는 자신들의 가설을 고집했고 세균설을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세균설 지지자들은 기존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하기 위해 반박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내과의사인 존 스노우 박사가 그 일을 떠맡았죠. 스노우 박사는 콜레라 환자들을 관찰했습니다. 환자들이 극심한 구토와 설사를 겪고 있었고, 폐가 아니라 장에 증상이 있는 것을 보고 혹시 음식물을 통해서 감염되는 건 아닐까 추측했습니다. 공기를 통하지 않고 말이죠. 과거 사례들을 조사한 뒤에 오염된 식수원이 콜레라 전파의 원인이라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 후, 1854년 늦여름에 그의 집에서 가까운 런던 인근의 소호 지역에 콜레라가 급격히 퍼졌고, 스노우 박사는 그 감염경로 추적에 열중했습니다. 그가 요청한 환자 기록에는 일 주일 만에 83명이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환자가 사는 곳을 지도에 표시해 보았고, 환자들 중 73명이 브로드가의 급수장 근처에 살았음을 알아냈습니다. 스노우 박사는 급수 펌프를 멈출 것을 강력히 권고했고, 세균설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걸 알았기에 정부에 사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는 콜레라 전염이 세균 때문이 아니라 식수의 독성물질이 원인이라고 보고했습니다. 정부 관료들은 믿지 않았지만, 예방책으로 생각하고 펌프 가동을 중단시켰습니다. 그 직후, 새로운 감염사례는 없어졌죠. 그 성과에 힘을 얻어서 스노우 박사는 오염된 급수장과 질병과의 관계를 알아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소호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한 미망인이 콜레라로 사망한 사례를 찾아냈고, 하인에게 매일 그 급수장의 물을 길러오도록 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그 곳의 물 맛이 좋다는 게 이유였죠. 그는 또한 브로드가 급수장의 바로 모퉁이에 빈민 보호소가 있음을 알아 냈습니다. 그 보호소에는 수 백명이 있었지만 감염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스노우 박사가 알아낸 바로는 그 보호소에 전용 우물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결국, 스노우 박사는 한 갓난아이가 콜레라 발병의 최초 희생자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의 오염된 기저귀가 공공 급수장 바로 옆에 있는 저수지에 버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스노우 박사는 이 사례들도 보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시공무원들은 그의 가설을 일축해버렸죠. 런던 급수시설에 오물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거나 수 백년간 받아 들여왔던 미아즈마설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스노우 박사의 노력은 1884년이 되어서야 로버트 코흐 박사에 의해 입증되었습니다. 그가 콜레라 원인균을 찾아낸 것이었죠. 코흐 박사는 세균을 순수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일련의 실험을 통해서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병원균이 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세균설의 주요 공헌자중에는 왕성한 활동의 과학자 루이 파스퇴르도 있습니다. 그는 미생물 연구를 통해서 처음으로 백신을 개발해 냈죠. 이들 과학자들이 자료에 근거를 둔 도전적인 가설을 제시하고 케케묵은 가설에 대한 믿음을 깸으로써 공공보건에 놀라운 이익을 주는 혁명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기네요. 현재 널리 알려진 과학적 믿음들이 터무니없음을 우리 후손들이 밝혀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학자들은 다들 이렇게 말하죠. 의문을 가질 때가 가장 좋은 출발점이라고요.